동서대는 부산 해운대 센텀캠퍼스 내에 한국영화계를 대표하는 세계적인 거장 임 감독의 세계를 조명하는 임권택 영화박물관을 오는 28일 개관한다고 19일 밝혔다.

센텀캠퍼스 2층에 340㎡ 규모로 만들어진 박물관은 1960년대 초반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임 감독 영화인생을 ‘떠도는 삶’이라는주제로 한 6개 공간으로 구성된다. 상설전시는 영화감독이 되기 전까지 인간 임권택의 유년기,청년기 시절,‘두만강아 잘있거라’로 데뷔한 이후 액션과 사극 장르 영화 만들기에 몰두하던 초창기, 고유의 세계관과 스타일로 자기만의 영화세계 만들기에 집착한 시기, 장군의 아들과 서편제로 국민감독의 이름을 얻은 시기, 자신만의 세계를 확립한 이후 삶과 예술을 지향하는 200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 모습 등을 시대별로 볼 수 있다.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기획전시는 시간에 따라 적절한 주제로 계속 새롭게 꾸며진다. 첫번째 순서로 올해 개봉 20주년을 맞이하는 판소리영화 서편제를 조명한다. 영화가 개봉된 1993년에서 이듬해까지 서편제를 다루는 다양한 기사와 서평,영화 속 인물들의 의상, 20여개에 이르는 상패, 임 감독이 판소리 연구를 위해 들었던 레코드판 등으로 다채롭게 구성된다.

상설전시 공간에는 시기별로 임 감독의 영화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주요한영화의 장면에 친절한 해설이 덧붙여진 동영상,영화 포스터,영화스틸,영화제작과관련된 여러 자료들이 전시된다. 수십 년 전에 임권택 감독이 영화제작 현장에서 사용했던 시나리오 원본들, 영화의 원작 소설들, 임 감독의 영화를 다루는 신문,잡지 기사들도 전시된다.

1990년대 한국 액션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장군의 아들에 등장하는 극장 ‘우미관’ 세트와 2002년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취화선의 세트도 눈길을 끈다. 작은 규모지만 실물을 재연하는 이들 세트는 영화 역사의 현장을 일반 관람자들이 직접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다.

50여 년에 걸쳐 임 감독과 함께 작업해온 수많은 영화인들이 임 감독에 대한 존경과 애정을 담아 수많은 자료와 귀중품을 ‘임권택 박물관’에 기증했다. 조선 후기 천재화가 오원 장승업의 삶을 그리는 취화선의 세트에는 영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그림을 그렸던 김선두 화백(중앙대 교수)이 임권택 영화박물관을위해 그린 취화선 속의 작품 5점이 전시된다.

MBC 미술센터가 기증한 취화선의 장승업 의상과 서편제의 의상을 담당한 이해윤 씨의 이름으로 아들 권유진 씨가 기증한 주요인물의 의상은 스크린 상에서만 볼 수있는 의상을 실물로 접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를 제공한다.

동서대는 2008년 한국영화의 미래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임 감독을 석좌교수 겸 명예학장으로 임명하고 임권택영화예술대학을 설립했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