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은 임직원들의 도전정신을 고취하고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우수한 성과에는 확실한 보상이 따른다는 신념으로 포상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가치(SUPEX·수펙스)를 추구하는 SK그룹의 경영 이념이 포상제도에도 녹아 있는 것이다.

SK는 1990년대부터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성과지향적 기업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시행해오던 수펙스 추구상을 2011년 확대 개편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당시 제도를 확대하며 “우리만의 정신, 우리만의 문화, 우리만의 경쟁력을 살리고 잘 키워 보자는 것이 수펙스 추구상을 시작하게 된 이유였다”며 “우리가 회사를 위해 고민하고 각자 맡은 일을 통해 행복을 키워 나가려는 모든 노력이 수펙스 추구임을 잊지 말아 달라”고 강조했다.

SK는 수펙스 추구상을 도입하면서 재무적 성과뿐만 아니라 그룹의 경영 환경과 조직문화를 개선하는 데도 초점을 맞췄다. 단기적 성과보다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 성과물에 중점을 두고 수상자를 선정하고 있다.

이런 철학을 반영하기 위해 SK는 독특한 선발 방식을 시행하고 있다.

관계사들이 선정·추천한 공적 가운데 가장 우수한 사례를 가려내기 위해 ‘왕중왕 선정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합숙과 전문가 심사 등 총 4단계의 심층 검증 과정을 거치는 방식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을 크게 향상시켜 상의 가치를 높이겠다는 것이다. 1단계는 관계사 간 경합이다. 가령 SK텔레콤이 개발한 무선통신 서비스, SK C&C가 수주한 해외 사업, SK이노베이션의 자원 개발, SK건설이 개발한 신개념 공법 등 각 관계사가 1차 포상했던 사례를 추천받아 예선전을 치른다. 통상 25건 안팎의 포상 사례가 추천되는데 공적서류만 갖고 심사하는 것이 아니라 심사위원이 포상자들을 직접 인터뷰하면서 공적의 가치를 따져본다. 2단계는 1차 심사 결과를 검증한다. SK 관계자는 “1차 심사 결과가 뒤바뀌는 경우도 간혹 있다”며 “그만큼 철처히 심사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3단계는 전문가 심사다. 경영학 전공 교수들로 구성한 자문 교수단이 포상자의 실제 근무 현장을 방문, 업적 내용이 사실인지 재검증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후보군이 줄어들면 4단계 최종 관문이 남게 된다. ‘따로 또 같이 3.0’ 체제를 도입한 올해부터는 수펙스추구위원회 산하 6개 위원장이 최종 수상자를 결정하고, 그룹 내 최고 의사결정 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승인하는 절차를 거친다.

수펙스 추구상은 4가지로 구분된다. 탁월한 성과를 달성하고, 추구하는 과정에서 귀감이 될 만한 업적을 이룬 임직원에게는 챌린지상을, 세계적인 연구·개발(R&D)과 비즈니스 혁신 모델로 그룹 성장 역량을 제고했을 경우 이노베이션상을 각각 수여한다. 관계사 간 시너지를 통해 그룹 차원의 가치 창출에 기여했다고 인정되면 시너지상을 준다. 지식 경영, 조직 활성화, 사회공헌 영역 등에서 탁월한 성과를 올렸을 경우에는 특별상을 수여한다.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4단계 과정을 거치는 만큼 심사 과정에만 3개월 이상 걸린다고 SK 측은 설명했다. 대신 엄격한 심사를 거쳤기에 상의 권위는 높다고 회사 측은 자평했다.

SK그룹에서 최고의 상은 수펙스 추구 대상이다. 4개 분야 수상자 가운데 누구나 인정할 수 있고 3~4년 만에 한 번 나올 만한 아주 탁월한 사례에 대해 수여하는 상이다. △외부 경쟁 기업에 비해 전례가 없는 사례 △회사의 이익과 성장에 획기적으로 기여한 사례 △국가적, 세계적으로 의미 있는 사례 △SK의 이미지와 위상 제고에 획기적인 기여를 한 사례 등을 대상으로 한다.

포상금 규모도 상당하다. 수펙스 추구상의 포상금은 사례당 2억원이며, 수펙스 추구 대상자에게는 10억원의 파격적인 포상금이 주어진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