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뜨겁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5일 554.81로 장을 마치며 600선 돌파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시장에서는 ‘지금은 과거와 다르다’는 의견이 대세다. 코스닥시장에서 이달 들어 외국인은 281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 보유율은 지난 15일 기준 5.27%로 올라서면서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관도 이달 들어 103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원군으로 나섰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과열론이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닥시장은 체질개선 중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체질개선’ 징후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진단했다. 우선 외국인의 투자 종목군이 크게 넓어졌다. 김철중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이 코스닥시장을 집중 매수했던 2011년 1월 전후에는 셀트리온 등 특정 종목만 집중 사들였지만 지금은 정보기술(IT) 부품주, 헬스케어, 홈쇼핑, 카지노 등 다양한 업종을 분산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상위 종목의 주가 변동성도 낮아졌다. 그만큼 시장의 안정성이 높아졌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코스닥시장 시총 상위 10위권 종목 중 셀트리온, 서울반도체, 포스코ICT를 제외한 나머지 종목은 주가 변동성이 낮아 코스닥지수 변동성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시장 20일 평균 ADR(상승종목 수/하락종목 수)은 128%에 머물고 있다”며 “ADR이 200%를 넘었던 2008년 말~2009년 초 당시 코스닥지수 랠리 시점과 비교하면 차분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실적 개선 가능성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는 대목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1곳 이상이 실적 예상치를 낸 코스닥 기업 117개사를 분석한 결과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4조171억원, 순이익은 3조24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47.64%, 55.41% 늘어날 전망이다.

○과열에 따른 조정 가능성은 남아

하지만 코스닥시장의 과열 여부를 나타내는 여러 지표에 ‘빨간불’이 들어온 점은 부담이라는 지적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지난 13일 기준 대형주(시가총액 상위 100대 기업)의 중소형주 대비 주가순자산비율(PBR) 프리미엄은 62.1%로 1998년 이후 평균(65%)보다 아래로 떨어졌다”며 “더 이상 중소형주가 저평가됐다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 수치는 0~131% 사이에서 움직이며 평균보다 높으면 중소형주가, 낮으면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됐다는 뜻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현재 코스닥시장의 시가 총액은 유가증권 시장의 9분의 1 수준으로 2010년 이후 가장 많다. 거래대금 비중도 2분의 1 수준까지 증가했다. 거래대금 회전율 비중(코스닥시장/유가증권시장)은 지난주 4.63~7.13배로 과거 평균치인 4배를 상회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지표와 예년 평균 수준과의 차이가 벌어지면서 과열 단계로 접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중소형株 차별화 뚜렷해 질 것

전문가들은 종목별로 옥석을 따져봐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동반 상승보다는 중소형주 차별화가 뚜렷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제약, 정보통신기술 정책 수혜주, 중국 소비성장 관련주 등에 대한 중장기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내다봤다.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 매니저들도 업종별 차별화를 예상했다. KB중소형주포커스를 운용하는 최웅필 KB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 이사는 “코스닥 전체가 과열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제약·바이오업종은 단기 과열로 부담이 생겼다”며 “업종보다는 개별 기업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고운/안상미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