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민건강보험 진료비에서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전체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1년에 비해 3.5% 증가하는 데 그쳤다.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경기 침체 때문에 병원이나 약국에 가는 것도 꺼리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7일 발표한 ‘2012년 건강보험 주요 통계’를 보면 작년 건강보험이 적용된 진료비 총액은 47조8392억원이었다. 2011년 대비 증가율은 3.5%로, 2005년 건강보험 진료비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가장 낮았다. 2006년과 2007년 진료비 증가율이 14%대를 기록한 이후 2011년 6%로 하락세가 이어졌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경기 침체로 국민들이 병원이나 약국을 가지 않는 현상이 나타나 진료비 증가율이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또 약가 인하로 약국의 진료비가 2.5%가량 감소했다.

진료비 47조원 가운데 65세 이상 노인 진료비는 16조4502억원이었다. 노인 진료비는 2011년에 비해 6.9% 증가했다. 이에 따라 노인 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4%로 처음으로 전체의 3분의 1을 넘었다. 노인 인구 비중은 11%였다.

국민들이 낸 건강보험료는 36조3900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0.5%나 증가했다. 건강보험료는 더 내고, 병원 약국은 덜 간 셈이다. 가입자 1인당 건강보험료 부담액은 직장가입자가 8만9028원, 지역가입자가 7만5209원이었다. 가입자 1인당 평균 8만4000원씩 부담했다. 보험료 징수율은 99.1%에 달했다.

전체 진료비 총액 중 건보공단이 부담한 돈은 전년에 비해 3.5% 증가한 37조3341억원이었다. 전체 진료비에서 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한 비율을 나타내는 급여율은 74.7%로 전년 대비 0.1% 하락했다. 건보공단 부담이 가장 크게 늘어난 항목은 임신·출산 진료비(2104억원)였다. 증가율은 전년 대비 26.4%에 달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