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4일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거래량 부족으로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는 줄어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13일(현지시간) 뉴욕 다우지수는 7거래일 연속 최고치를 갈아치우며 17년만에 최장 랠리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다슬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의 거래량 감소와 차익실현 욕구, 고점 부담감 등을 볼 때 미국 증시가 랠리를 이어가기에는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 증시 거래량은 감소세가 이어지는 모습"이라며 "2002년 최고 18억주에 달했던 S&P500의 거래량(60일 이동평균기준)은 최근 5억주 수준까지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 애널리스트는 "거래량이 받쳐주지 않는 증시 움직임은 그 만큼 시장 전반에 확신이 부족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추세의 견고성 측면에 있어서 다른 에너지가 개입될 경우에 쉬 흔들리 수 있다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의 증가가 증시 전반의 거래량 감소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는 것으로 봤다. 보수적 성격을 띄고 있는 ETF는 빈번한 매매가 수반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그는 "미국에서도 편의성과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ETF로의 기관투자자 자금 유입은 빠르게 늘어났고 금융위기 속에서 큰 타격을 입은 개인투자자들은 증시에서 빠르게 빠져나왔다"고 전했다.

따라서 미국 증시가 거래량과 에너지를 찾기 위해서는 본격적인 개인투자자의 증시 재진입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 및 신규진입을 고려하는 투자자 입장에서는 고점 매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치기 어려울 것이고, 이들을 랠리에 동참하게 만드는 것은 예전같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관투자자들 역시 거래량이 특히 더 감소하는 여름 직전 차익실현 하려는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5월에는 주식을 팔아라'는 증시 격언의 실현 가능성에도 점차 무게가 실릴 수 있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