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에서 바나나 가격이 작년보다 15% 이상 뛰었다.

2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집계한 수입 바나나 상품(上品) 1㎏의 전국 평균 도매가는 1880원으로 1개월 전(1608원)보다 16.9% 올랐다. 작년 이맘때(1610원)보다는 16.8% 비싸졌다.

가격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국내에 들어오는 바나나의 주요 생산지인 필리핀이 지난해 12월 태풍 피해를 입은 탓이다. 필리핀 현지에서 바나나 생산량은 30% 이상 급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매시장 관계자들은 오는 8~9월까지는 바나나 값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파괴된 필리핀 바나나 농장이 복구되기까지 최대 1년가량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어서다. 표현찬 서울청과 경매사는 “바나나 수입량이 감소하고 가격이 오르면서 오렌지나 포도처럼 대체할 수 있는 과일의 소비가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3월부터는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관세 인하 혜택을 보는 수입과일들의 ‘공세’가 강해질 전망이다. 미국산 오렌지는 평소 50%인 관세율이 3~8월에는 계절관세를 적용받아 크게 내려간다. 올해는 작년보다 5%포인트 더 낮은 25%의 관세율을 적용받기 때문에 수입 오렌지가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될 것이란 전망이다.

매년 3~4월에 수입이 집중되는 칠레산 포도 역시 FTA 영향으로 지난해 8.4%였던 관세가 올해는 4.2%로 낮아진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