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28일 폐막한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뿐만 아니라 스마트카 전자지갑 헬스케어솔루션 등도 대거 선보였다. 정보통신기술(ICT)이 자동차와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와 융합하는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평가다.

◆스마트한 자동차

미국 자동차업체 포드는 음성인식 시스템을 갖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올뉴 에코스포트’를 MWC에서 공개했다. 운전자가 운전대를 계속 잡고 있으면서 음성으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구동하거나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 포드는 이 기능을 2015년까지 350만대의 유럽 판매 차량에 적용할 예정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롱텀에볼루션(LTE) 기술을 적용한 자동차를 선보였다. 자동차에서 LTE망에 접속해 음악을 듣거나 내비게이션을 작동할 수 있다. GM은 미국 통신업체 AT&T와 협력해 이 서비스를 내년 중 상용화할 예정이다. 또 다양한 앱을 개발해 생태계를 활성화해나갈 계획이다.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는 노르웨이 통신업체 텔레노르와 개발한 스마트카 기술을 공개했다. 차량 내 온도를 관리하고 에너지 절약 운전을 도와주며 위치기반서비스(LBS)를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잇는 혁신은 스마트카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용카드 필요없는 전자지갑

MWC를 주관하는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올해 일부 참가자에게 근접무선통신(NFC) 기능이 탑재된 단말기를 제공했다. 전시장 내 매점에서 이 단말기를 이용해 간식과 음료를 살 수 있다. 주문하고 나서 단말기를 결제 기기에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가 끝나는 전자지갑 기술이다.

삼성전자는 MWC에서 개발자회의를 열고 ‘월렛’ 앱을 공개했다. 애플의 패스북과 비슷한 이 앱은 쿠폰, 비행기 탑승권, 멤버십카드 등을 통합 관리해준다. 티켓이나 쿠폰이 필요한 장소에서 알람 서비스를 제공하고, 항공권 업데이트 현황과 멤버십 포인트 등의 정보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비자카드 마스터카드 등 신용카드 업체들도 올해 MWC에 참여해 전자지갑 시대가 본격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건강관리도 모바일

SK텔레콤은 ICT와 의료 분야를 접목한 기술을 선보였다. 혈액 한 방울로 질병 진단이 가능한 의료진단기기 ‘프렌드(FREND)’다. 프렌드를 이용하면 전립선 및 갑상샘 암, 심근경색, 심부전증 등을 병원에 가지 않고 진단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으로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온(Health-On)’도 전시했다. 헬스-온은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평가해 최적의 건강관리 목표를 정하고 식이요법 및 운동치료를 제공한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서울대병원과 설립한 합작사 헬스커넥트를 통해 3월 이 서비스를 상용화할 예정이다.

프랑스 통신업체 오렌지텔레콤도 모바일 기술을 적용한 헬스케어 시스템을 선보였다. 의사가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개인기록을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한 시스템이다.

오렌지텔레콤은 최근 프랑스 클레르몽패랑대학병원에서 시범서비스를 진행했다.

바르셀로나=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