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은 26일 이탈리아 총선 결과로 정치 불안 가능성이 현실화돼 유로존 위기가 다시 떠오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 24~25일(현지시간) 치뤄진 이탈리아 총선 중간 개표 결과 중도좌파 민주당이 하원에서 승리했으나 상원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간개표 결과가 최종 결과로 확정될 경우 2013년 글로벌 경제가 다시 한번 유로존 위기의 재현 우려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지난 2012년 5월 그리스가 총선에서 연정구성에 실패하면서 2차 총선을 치렀던 악재가 다시 재현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그는 "선거 이후 어느 정당도 정부를 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며 "중도좌파 민주당과 중도우파 자유국민당이 대연정을 구성할 수 있지만, 양당 간 이념과 정책의 차이를 감안하면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그렇게 되면 이탈리아는 정부구성이 지연되거나 불가능해지면서 수개월 내에 다시 총선을 치러야 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이 경우 2013년 글로벌 경제는 이탈리아발 유로존 위기 재발 가능성이라는 불안 요인에 상당기간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탈리아가 정부 구성에 성공하더라도 하원과 상원 간에 권력 충돌로 인해 그 간 몬티 전총리가 주도했던 개혁정책 추진에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2년 그리스 총선 때와는 달리 유로존 위기 방어기제가 상존하고 있어 이탈리아 총선 결과가 유로존 위기의 즉각적인 재현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정책대응이 유로존 정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이탈리아에서 베를루스코니의 재등장은 유로존 위기의 재현 가능성을 높일 것"이라며 "앞으로 이탈리아 국채금리 및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향방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