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스크'로 부진한 주가흐름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상장 중국기업들이 올들어 눈에 띄게 뛰어오르고 있다.

중국 경기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부채상환 이슈로 지난해 12월 한 달여 만에 주가가 반토막이 난 중국원양자원은 이달 들어서만 약 47%의 주가상승률을 기록해 그간 주가 하락 폭을 절반 이상 회복했다.

또 지난해 11월 이후 줄곧 약세를 지속해온 중국식품포장도 지난달 30일 연중 저점을 기록한 뒤 전날까지 21% 이상 주가가 치솟았다.

차이나킹에스앤씨엔진그룹도 이번 달 들어 각각 10%와 6% 가량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중국주(株) 반등에 일제히 합류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향후 중국 경기 회복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선(先)반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의 경기지표 역시 빠른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2010년 9% 후반에 달했던 중국의 GDP(국내총생산) 증가율은 2011년 1분기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다가 지난 4분기에 7.9%를 기록, 2년 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소비 심리도 살아나면서 올해 중국 춘절소비는 5390억위안으로 전년 대비 14.7%가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3월 시진핑 정부가 출범하는 전인대를 앞두고 경기 회복세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수출 의존에서 소비 중심의 경제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목표 아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시진핑 총서기가 이끄는 중국 5세대 지도부의본격적인 출범을 앞두고 중국의 소비 증대에 대한 기대는 더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로써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커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오두균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전인대 이후 중국 정부가 본격적으로 경기 부양을 시작하면 개별 기업에 따라 저평가가 해소되는 국면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3년 전인 2010년 중국이 ‘수출 주도 경제’에서 ‘소비 주도 경제'로 전환을 결정했을 때 중국 기업들이 ‘차이나프리미엄’을 받으며 중국 내수 시장 수혜주로 시선을 끌었던 경험을 다시 한번 되새길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오 연구원은 다만 "중국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국 내수 성장의 수혜를 직접 받는 우량한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외에 차이나킹과 에스앤씨엔진그룹 등에 대한 향후 주가 전망도 긍정적이다.

건강식품 전문기업인 차이나킹은 안정적인 사업 모델을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허은경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내 건강식품 시장의 성장과 함께 차(茶)사업의 매출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는 등 제품군의 다변화로 외형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며 "올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4.1% 증가한 2700억원, 영업이익은 6.2% 늘어난 101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동자용 기어와 잔디깎기 생산업체인 에스앤씨엔진그룹의 경우 "중국 자동차 시장이 급속하게 성장함에 따라 기어의 수급이 타이트한 상황"이라며 "올해 연간 600만개 규모의 자동차용 기어 생산시설 증설이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을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허 연구원은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