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부양책 '과감히'…신성장동력 확보 시급
‘현오석 경제팀’은 글로벌 경기 회복 지연과 내수 침체, 7분기 연속 0%대 성장이라는 최악의 상황에서 출발한다. 그만큼 다양한 주문이 쏟아질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은 신임 경제부총리가 신속하고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펼치면서 동시에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앞으로 5년은 우리 경제의 앞날을 좌우할 중요한 시기다. 인구 구조상 생산가능인구는 2016년을 기점으로 줄어든다. 새 정부 집권기인 향후 5년은 인구 고령화로 성장잠재력이 급속하게 떨어지는 시기와 겹친다.

따라서 성장잠재력을 높이고 연구·개발(R&D) 투자로 기초기술을 확보, 새로운 성장동력을 개발해야 한다. 재정도 챙겨야 한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아직 40% 미만이지만 2016년 이후에는 복지 비용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다. 복지 지출도 차별화해야 한다. 출산율을 높이고 차세대 인재를 육성, 국가 경쟁력을 확충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김인철 차기 한국경제학회장

경제부총리는 각종 경제 정책을 조율하고 부처 간 소통을 원활하게 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 부총리는 장관에게 일방적으로 지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큰 흐름에서 맥을 짚고 ‘소프트 파워’(명령이 아닌 자발적 동의에 의해 얻어지는 능력)로 정책을 운영해야 한다.

경제부총리로서 최대 현안은 복지 관련 재정 확보다.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복지 공약과 관련해 매듭을 지어야 한다. 우선 순위를 정해 꼭 해야 할 것은 해야 하지만 나머지는 뒤로 미뤄야 한다. 정치인(대통령)이 한 약속은 약속이고 경제부총리는 정책 집행자로서 냉철한 판단을 해야 한다.

○윤창현 금융연구원장

난제가 산적해 있다. 위기를 극복하고 저성장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한편 나라 곳간을 지키면서 복지 재원도 마련해야 한다. 어찌보면 서로 상충되는 목표들이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경제가 활력을 잃고 성장동력이 떨어지는 데 있다.

수출에서 내수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새 경제부총리는 우선 수출을 잘 할 수 있도록 지원하면서 규제 완화를 통해 서비스산업 고도화에 신경을 써야 한다. 보건 의료 회계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을 육성해야 한다. 신속하고 과감한 경기부양책도 준비해야 한다. 올해 경기 흐름을 ‘상저하고(上低下高)’로 예상하고 있지만 올 하반기까지 어려워지면 한국 경제는 회복이 힘든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개선 기미가 감지되지 않을 때는 재정 지출을 앞당기고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는 등 확실한 승부를 걸어야 할 것이다.

○오정근 고려대 교수

새 정부 출범 초기 위기에 처하면 모든 공약이 수포로 돌아간다. 이명박 정부도 취임 첫해 위기가 오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현 부총리 후보자는 엔저로 인해 위기가 오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

원·엔 환율 급락에 따라 하반기 경기가 급랭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 원·엔 환율은 작년 하반기에만 10% 이상 하락했다. 엔저로 인한 수출 감소와 경상수지 흑자폭 급감이 1997년과 2008년 경제위기로 연결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엔저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를 보면 일본은 이미 미국의 내약(內約)을 받아 놓고 엔저 정책을 쓰고 있다. 외환시장 개입과 제도적으로 다양한 방법을 쓰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와 금융외교를 펼쳐야 한다. 한국도 환율 방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국제적 공감을 이끌어내야 한다.

정리=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