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부품 90%가 뿌리산업 산물…시흥 등 5곳에 지원센터 건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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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김정한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 소장
용접·금형기술 없으면 휴대폰도 만들지 못해
공정·R&D체계 개선…스마트공장 구축 나설 것
용접·금형기술 없으면 휴대폰도 만들지 못해
공정·R&D체계 개선…스마트공장 구축 나설 것
“독일 쌍둥이 칼이나 스위스 시계는 뿌리산업의 산물입니다. 독일·일본 등 제조업 강국은 물론 미국조차도 뿌리산업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이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습니다.”
경기도 안산에 있는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의 김정한 소장(금속공학 박사·57)은 “우리 정부가 최근 뿌리산업 진흥 로드맵을 확정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올해는 ‘뿌리산업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뿌리산업진흥법을 뼈대로 작년 말 5개년 계획인 ‘기본계획’을 수립했고 최근 올 한 해 진행할 ‘실행계획’을 마련했다. 골조공사가 완성된 셈이다.
작년 발족한 국가뿌리산업진흥센터는 정부 시책을 집행하면서 뿌리산업 육성에 관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뿌리산업이란 주조 금형 소성가공 용접 표면처리 열처리 등 공정기술을 활용해 사업을 하는 업종이다. 김 소장은 “뿌리산업은 자동차·조선·정보기술(IT) 등 다른 산업의 제조과정에서 공정기술로 이용되며, 최종 제품의 품질을 높이는 필수요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예컨대 휴대폰의 터치스크린이나 부품 케이스도 표면처리 용접 금형 기술의 산물이며 자동차나 조선은 뿌리기술이 없으면 존재하지 못한다”며 “특히 자동차의 경우 뿌리산업이 접목된 부품 비중이 전체의 90%에 이를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엔 약 2만5000개에 이르는 뿌리기업이 있지만 대부분 영세해 연구·개발 능력이 미흡하고 작업환경이 좋지 않아 인력확보에 어려움이 있다.
김 소장은 “정부는 뿌리산업의 진흥을 위해 △공정혁신 △인력 선순환 구조 형성 △연구·개발 지원체제 개편 △경영·근무환경 개선 △지원시스템 구축 등 다섯 가지 전략을 시행한다”고 설명했다.
이 중 공정혁신을 위해 생산공정 자동화와 더불어 칸막이·환풍기·간이휴게실 등을 만들어 깨끗하고 안전한 공장으로 바꾸는 ‘스마트공장 구축사업’을 벌인다.
인력 선순환구조 정착을 위해 뿌리산업 명가 지정과 우수기술자 포상을 통해 종사자의 자긍심을 높이고 ‘전문인력 양성기관’을 통해 신규인력을 기르는 한편 재직자 역량을 높여나갈 방침이다.
김 소장은 “경영환경 개선을 위해 뿌리산업 집적지를 특화단지로 지정하고 협동화를 지원한다”며 “특례보증 확대와 무역보험 강화 등 자금지원도 늘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근로자들의 근무·복지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퇴직연금과 위생·편익시설 확충 지원, 자조금 조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소장은 “이런 노력을 통해 국내 뿌리산업의 기술수준이 지난해 세계 14위에서 5개년 계획이 마무리되는 2017년에는 6위로 올라설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 계획은 예산 확보 등을 통해 연차적으로 실행된다”며 “뿌리기업들이 국내외 경기침체 여파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지만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줄 것”을 요청했다. 김 소장은 평생 뿌리산업을 연구해온 이 분야 전문가다. 그는 자원개발 분야에서 명성이 있는 미국 콜로라도대 광업대학원에서 금속재료공학으로 박사학위(용접 전공)를 취득한 뒤 18년째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현장 기술을 개발해 기업에 이를 접목시켜 왔다.
안산=김낙훈 중기전문기자 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