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美 노예제도의 어두운 원죄, 숨막히는 액션으로 풀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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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고:분노의 추적자' 선보이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내달 21일 국내 개봉
내달 21일 국내 개봉
영화 ‘저수지의 개들’ ‘킬빌’ 등으로 익숙한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미국 노예제도의 어두운 단면을 화려한 액션으로 풀어낸 영화 ‘장고:분노의 추적자’(이하 장고)로 한국 관객과 만난다. 타란티노 감독은 15일 일본 도쿄 웨스틴도쿄호텔에서 한국 기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많은 사람들이 내 영화에서 ‘복수’란 요소를 찾지만 이번 영화는 사랑하는 아내를 구하는 ‘로맨스의 여정’”이라고 말했다.
‘장고’는 노예에서 자유의 몸이 된 장고(제이미 폭스)가 그를 돕는 현상금 사냥꾼 닥터 킹(크리스토프 왈츠)과 함께 악랄한 대부호 캔디(리어나도 디캐프리오)로부터 자신의 아내를 구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장고’는 지난달 13일 열린 제70회 골든글로브에서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오는 25일 열리는 제85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도 작품상, 각본상, 남우조연상, 촬영상, 음향효과상 등 5개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12월24일 미국에서 처음 개봉한 이후 전 세계에서 3억달러 이상의 흥행 수익을 거뒀다. 한국에선 내달 21일 개봉 예정이다.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는 액션도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고 있다.
“음악과 액션이 어우러지는 장면이야말로 가장 순수한 의미의 ‘영화’라고 생각해요. 대사나 캐릭터는 글이나 무대에서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런 장면을 만들기 위해 감독이 됐습니다. 관객들이 액션 장면을 보면서 숨 쉬는 것도 잊고 빠져들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디캐프리오는 이 영화에서 생애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해 호평을 받았다. 타란티노 감독은 “배우를 섭외할 때 배우의 인기와 흡입력보다 캐릭터와 어울리는가를 더 중점적으로 본다”며 “캔디란 매력적인 인물과 디캐프리오가 잘 맞았기 때문에 ‘마법’과 같은 순간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타란티노 감독이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2004년 칸 영화제에서는 박찬욱 감독이 심사위원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한국 감독들의 활약에 대해 그는 “박찬욱, 봉준호, 김지운 등 재능 넘치는 감독들이 할리우드에서 어떤 영화를 만들지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며 기대감을 보였다. 한국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들려줬다.
그는 1994년 한국에서 세계 최초로 개봉한 영화 ‘펄프픽션’을 홍보하기 위해 처음 서울을 찾았다고 한다. 한국 관객들이 궁금해 짐 캐리가 주연을 맡은 영화 ‘마스크’를 보러 극장에 가기도 했다. 그는 “흡사 LA에 있는 멕시코 극장을 보는 것 같았다”며 “온 가족이 즐겁게 영화를 보고 끝난 뒤에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1년 전부터 한국인 친구와 함께 뉴욕에서 ‘도화’란 한식당을 운영하고 있다”며 “뉴욕에서 비빔밥을 먹고 싶다면 우리 식당을 찾아달라”고 덧붙였다.
도쿄=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