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LG를 상대로 제기한 디스플레이 소송 중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처분 신청을 취하했다. LG도 소송취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양사 간 소송전은 원만하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작년 9월 LG디스플레이를 상대로 낸 ‘OLED 기술유출 관련 기록 및 세부 기술에 대한 사용금지 가처분신청’ 취하 신청서를 서울중앙지법에 제출했다고 12일 발표했다.

당초 이달 중 가처분 결정이 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삼성 측의 취하로 이 사건의 심리는 이날 중단됐다.

삼성은 LG를 상대로 제기한 나머지 3건의 소송에 대해서도 조건부 취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LG가 가처분 취하로 화답하면 화해 협상을 시작하고 협상 진전 여부에 따라 모든 소송을 거둬들이겠다고 설명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요구한 대로 우리가 결자해지를 시작한 만큼 사태를 원만히 풀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삼성이 가처분 신청을 취하한 것을 환영한다”며 “이르면 13일 중 가처분 취하 등을 포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LG가 삼성을 상대로 낸 2건의 소송 중 작년 12월 제기한 삼성 갤럭시 판매금지 가처분을 취하하면 양사는 협력 관계를 모색하는 협상을 시작할 방침이다. 두 회사의 특허를 공유하는 크로스 라이선스가 협상의 핵심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장비와 소재를 공동 개발하고 상호 간 제품이나 부품을 구매해주는 방안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 업계는 협상이 잘되면 양사가 나머지 특허소송을 모두 취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양사 간 분쟁은 지난해 삼성디스플레이 연구원들이 LG디스플레이로 대거 옮겨간 뒤 시작됐다. 작년 7월 수원지검이 기술유출 혐의 등으로 삼성과 LG의 전·현직 연구원 11명을 기소했고 두 달 뒤 삼성이 LG를 상대로 OLED 기술 사용금지 가처분을 냈다. 이후 두 회사는 4개월간 총 6건의 민사 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주고받았다. 올 들어 지식경제부가 중재에 나선 뒤 화해 무드가 조성됐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