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2월7일 오후 12시11분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이 적대 관계인 ‘슈퍼개미’가 보유한 회사 지분 7%를 인수,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최근 2대주주로 올라선 녹십자가 ‘개인 큰손’들과 연합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할 가능성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윤 회장의 개인회사인 씨엠제이씨는 이달 초 안희태 씨 등 2명의 일동제약 지분 175만주(6.98%)를 장외 매수했다. 이에 따라 일동제약 최대주주인 윤 회장 측 지분은 37.04%로 커졌다. 씨엠제이씨는 윤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산 36억원 규모의 법인이다.

안씨는 일동제약 경영진에 반기를 들어온 주요 주주 중 한 명이었다. 그는 주주총회 결의 내용을 취소해달라며 일동제약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안씨의 지분을 넘겨받는 대가로 인수가격을 시장가보다 20%가량 높은 주당 1만3700원으로 쳐줬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경영진과 대립하던 측의 지분을 사들이면 경영권 방어 효과가 2배가 된다는 점을 고려해 윤 회장이 안씨 측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일동제약 지분 확대는 두 달 전 녹십자가 2대주주로 부상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녹십자가 윤 회장 측 비우호 세력인 이호찬 씨 등 4인(12.57%) 및 안희태 씨 등 5인(9.85%)과 힘을 합치면 37.77%의 지분을 확보, 윤 회장 측을 훌쩍 뛰어넘는 구도였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 녹십자의 적대적 M&A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에 윤 회장 측이 안씨 측 보유지분 중 6.98%를 손에 넣게 된 만큼 적대적 M&A 가능성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형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