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5년여만에 1만4000선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코스피 지수는 여전히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보이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를 누르고 있는 '3중고(환율·실적·수급)'에 대한 부담이 완화되면서 점진적으로 코스피가 글로벌 증시와 키를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미국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앞두고 부담감에 조정을 보일 경우에도 오히려 코스피는 상승세를 보일 개연성이 크다는 진단이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만4009.79에서 거래를 마치면서 다우 지수를 포함한 3대 지수 모두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다우 지수는 심리적 기준선인 1만4000선 위에서 마감하면서 지난 2007년 10월 9일(1만4164.53)이후 5년여만에 처음으로 고지를 넘어섰다. 이는 사상 최고점에 비해 200포인트 가량 낮은 수준이다.

양호한 경제 지표 개선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지수 상승의 원동력이 됐다. 미국의 1월 비농업부문 고용과 실업률이 예상보다 양호했으며 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도 전망치를 웃돌았다. 소비자심리지수도 시장 예상을 뛰어넘으며 고용, 제조, 소비 등 모든 부분에서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주말 미국 고용, 소비, 제조업 등 매크로 측면의 '서프라이즈 효과'로 인해 코스피도 재차 2000선 회복을 타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증시 등 글로벌 증시의 경우에는 사상 최고가를 눈 앞에 두면서 단기 급등에 따른 기술적 조정에 대한 경계가 커지고 있지만 역으로 국내 증시는 그동안의 탈동조화 현상으로 인해 역차별화 기대 요건이 마련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굵직한 대형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실적 우려 보다는 불확실성 완화 국면이 펼쳐질 가능성이 큰 점도 증시 반등에 긍정적인 요소다.

류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코스피는 '실적 쇼크 정점 = 지수 저점 확인'과 함께 반등을 모색했지만 환율, 실적, 수급 등 여전한 삼중고의 압박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증시와의 디커플링 해소까지는 이르지 못했지만 점진적으로 반등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원화의 가파른 하락세가 진정되고 있는 상황도 긍정적이다. 원·달러 환율은 1개월 전과 비교해 3% 가까이 올라 환율이 안정화되고 있다는 것.

이승우 KDB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탈동조화 탈피를 위한 전제 조건인 환율이 반등하면서 국내 증시의 상승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달 중 부각될 것으로 보이는 대외 정치 변수가 어떤 식으로 국내 증시에 영향을 미칠 지에 대해서는 관심있게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홍순표 BS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중 미국 정치권의 정부지출 자동 삭감 협상과 24~25일 예정된 이탈리아 총선으로 인해 코스피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경계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