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가 인천종합터미널에 현재 세들어 있는 인천점을 지키기 위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인천시가 터미널 터와 건물을 롯데쇼핑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지난 30일 체결하자 곧장 반격에 나선 것이다.

신세계는 인천시를 상대로 인천종합터미널 매매계약에 따른 대금 수령과 소유권 이전 등기 등을 금지하는 가처분 신청을 인천지방법원에 31일 제출했다.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인천종합터미널 매각 계획에 다시 한번 제동이 걸리게 된다.

신세계는 인천시와 롯데가 지난해 10월 첫 계약을 맺었을 때도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인천지법이 작년 12월 이를 일부 인용하면서 매각 과정이 잠정 중단됐다.

신세계는 신청서에서 “지난해 12월 인천지법이 1차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던 것은 계약 과정에서 견적서를 2인 이상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지방계약법이 무시됐고, 감정가 이하로 매각이 이뤄지는 등 문제가 많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 가처분 심리 때 조달금리 비용 보전 조항이 문제가 되자 롯데쇼핑이 감정가격 이상으로 매수금액을 높일 것이라는 공문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그렇게 되더라도 선정 절차의 공공성과 공정성이 회복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신세계는 “인천시는 재입찰시 신세계와 롯데 간 경쟁으로 매각금액이 1조원대로 올라갈 수 있어 인천시와 시민에게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여론을 무시한 채 입찰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혀온 신세계에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부당하게 차별 대우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롯데는 즉각 보도자료를 내고 신세계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롯데 관계자는 “신세계가 인천시와 수개월에 걸친 협상 과정에서 안일하게 대응하다가 가처분 신청을 통해 입지를 회복하려고 하는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며 “법적인 부분은 인천시와 롯데가 충분히 검토해 문제될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인천시도 “신세계는 인천시가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해 인천종합터미널 매입을 요구하자 수개월동안 거들떠 보지도 않았고 매입 의사도 밝히지 않았다”며 “시 재정문제 해결을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것은 반칙행위”라고 주장했다.

최만수 /인천=김인완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