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달러 해양플랜트 시장 잡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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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RI.org -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ribae@samsung.com>
심해까지 개발…품질 중요해져
조선산업 강한 한국에도 기회…기본 설계·사업 경험 보강해야
심해까지 개발…품질 중요해져
조선산업 강한 한국에도 기회…기본 설계·사업 경험 보강해야
지구 표면의 71%를 차지하고 있는 바다에는 밝혀진 것만으로도 막대한 에너지 자원이 있다. 전 세계 석유의 28%, 천연가스의 37%가 매장돼 있고 금, 은, 구리 등과 같은 귀금속도 많다. 또한 개발만 하면 이번 세기의 에너지 문제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고체가스까지 있다.
개발비용 때문에 주춤하던 해양자원 개발은 2000년 이후 유가 급등으로 심해 유전까지 확대됐다. 더불어 해양자원 개발설비인 해양플랜트 산업도 급성장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를 넘었다. 앞으로 20년간 매년 7%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원래 해양플랜트 산업은 특화된 전문 기업인 국제 석유기업(International Oil Company·IOC)들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면서 사업이 진행돼 왔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최근 해양플랜트 산업이 급성장하고 산업 특성이 변하면서 조선산업이 강한 한국에도 절호의 기회가 왔다.
우선 탐사와 시추 기술 발전으로 해양자원 개발이 가깝고 얕은 바다에서 심해까지 나아가고 있으며, 유전뿐 아니라 개발 잠재력이 큰 해저광물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심해 유전의 원유 생산은 점점 늘어 2025년에는 전체 원유의 13%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깊고 험한 바다에 해양플랜트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플랜트의 품질도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의 북해나 북극해에서는 영하 40도 이하의 기온과 10m 이상의 높은 파도,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잦고 해저 3㎞의 깊은 심해 개발은 300기압을 견뎌야 하는 등 혹독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품질이 더 중요하고, 우수 조선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해양유전 개발의 주도권이 기존 IOC에서 투자재원과 기술을 확보한 각국의 국영 석유기업(NOC)으로 이동한 것도 큰 변화다. 브라질, 노르웨이, 중국, 나이지리아 등 주요 해양유전 보유국은 자국 해양유전 개발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NOC에 개발독점권을 준다. 그 결과 세계 정유사업의 NOC 투자 비중이 1970년대 1%에서 지난해 65%까지 커졌다. 해양플랜트 산업의 특성 변화로 선진 기업들의 사업 방식도 변하고 있다. 특히 중요 고객인 NOC가 해양자원 개발을 위해 종합 역량을 요구하면서 해양플랜트 기업들은 부족한 부문을 메우기 위해 인수합병(M&A)이나 지분 참여와 같은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신흥 해양유전이 있는 국가에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현지화 전략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고도의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기본설계와 사업경험을 보강해 사업 역량을 갖춘다면 선진기업보다 한발 앞설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선의 설계, 제작 역량과 철강 소재 기술, 정보기술(IT) 경쟁력 등 기존 강점을 해양플랜트 산업에 융합하고 단기간 내 자체 육성이 힘든 기본설계 등은 외부에서 재빨리 조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과 정부, 학계 등도 해양플랜트 산업의 바탕이 되는 전문 인력 육성과 기반기술 개발, 산업생태계 구축 등을 함께한다면 한국은 머지않아 해양플랜트 강국이 될 것이다.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ribae@samsung.com>
개발비용 때문에 주춤하던 해양자원 개발은 2000년 이후 유가 급등으로 심해 유전까지 확대됐다. 더불어 해양자원 개발설비인 해양플랜트 산업도 급성장했다. 지난해 해양플랜트 산업의 세계 시장 규모는 1500억달러를 넘었다. 앞으로 20년간 매년 7% 정도의 고성장이 예상된다. 원래 해양플랜트 산업은 특화된 전문 기업인 국제 석유기업(International Oil Company·IOC)들과 오랜 친분을 유지하면서 사업이 진행돼 왔기 때문에 진입장벽이 매우 높았다. 하지만 최근 해양플랜트 산업이 급성장하고 산업 특성이 변하면서 조선산업이 강한 한국에도 절호의 기회가 왔다.
우선 탐사와 시추 기술 발전으로 해양자원 개발이 가깝고 얕은 바다에서 심해까지 나아가고 있으며, 유전뿐 아니라 개발 잠재력이 큰 해저광물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심해 유전의 원유 생산은 점점 늘어 2025년에는 전체 원유의 13%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깊고 험한 바다에 해양플랜트를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플랜트의 품질도 중요해지고 있다. 유럽의 북해나 북극해에서는 영하 40도 이하의 기온과 10m 이상의 높은 파도, 초속 10m 이상의 강풍이 잦고 해저 3㎞의 깊은 심해 개발은 300기압을 견뎌야 하는 등 혹독한 환경을 극복해야 한다. 이 때문에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는 가격보다 품질이 더 중요하고, 우수 조선소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해양유전 개발의 주도권이 기존 IOC에서 투자재원과 기술을 확보한 각국의 국영 석유기업(NOC)으로 이동한 것도 큰 변화다. 브라질, 노르웨이, 중국, 나이지리아 등 주요 해양유전 보유국은 자국 해양유전 개발의 수익을 확보하기 위해 NOC에 개발독점권을 준다. 그 결과 세계 정유사업의 NOC 투자 비중이 1970년대 1%에서 지난해 65%까지 커졌다. 해양플랜트 산업의 특성 변화로 선진 기업들의 사업 방식도 변하고 있다. 특히 중요 고객인 NOC가 해양자원 개발을 위해 종합 역량을 요구하면서 해양플랜트 기업들은 부족한 부문을 메우기 위해 인수합병(M&A)이나 지분 참여와 같은 기업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또한 신흥 해양유전이 있는 국가에 현지 거점을 마련하는 현지화 전략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기업이 고도의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기본설계와 사업경험을 보강해 사업 역량을 갖춘다면 선진기업보다 한발 앞설 수 있다. 구체적으로 조선의 설계, 제작 역량과 철강 소재 기술, 정보기술(IT) 경쟁력 등 기존 강점을 해양플랜트 산업에 융합하고 단기간 내 자체 육성이 힘든 기본설계 등은 외부에서 재빨리 조달해야 한다. 이와 함께 기업과 정부, 학계 등도 해양플랜트 산업의 바탕이 되는 전문 인력 육성과 기반기술 개발, 산업생태계 구축 등을 함께한다면 한국은 머지않아 해양플랜트 강국이 될 것이다.
배영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seribae@sams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