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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욕실업체 콜러(Kohler)가 우리 중소기업에 왜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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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이포라이프에 콜러제품 한국판매 맡겨
    콜러는 조이포라이프 제품 구매 약속
    “욕실업계 골리앗과 다윗이 손잡은 격” 평가


    미국 위스컨신주(州올)에 본사를 둔 욕실 및 주방기기 제조업체 콜러(Kohler)는 올해로 창립 140년째다. 1873년 강철 주조공장으로 시작해 1883년 미국에서 첫 욕조를 생산하면서 유명세와 함께 현재까지 세계적으로도 이 분야의 골리앗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이 넘치지 않는 욕조(2001년)나 접이식 수전(2008년)같은 혁신적인 기술과 본사 디자인센터에서 쏟아내는 감각적인 디자인을 접목한 콜러 제품은 세계 최고층 빌딩인 두바이의 버즈 칼리파를 비롯한 고급호텔에 설치되기로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도 인터컨티넨탈코엑스호텔 르네상스호텔 디큐브시티 W워커힐호텔 등에 콜러 제품이 들어간 것으로 카탈로그에 소개돼 있다. 세계 최대 건자재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서는 해외 욕실업체로는 콜러가 시장 점유율 1위 회사다.

    세계적인 기업이면서도 지금까지 주식시장에 상장되지 않은 가족회사여서 연간 매출은 12조원 규모로 추정되고 있다.

    콜러 제품은 비싸다는 이미지 때문에 국내 소매시장에서는 찾아보기가 흔치 않다. 그런 제품을 국내에 소개하겠다고 우리나라 욕실분야 중소기업이 나섰다. 바로 경기도 시화공단에 공장을 두고 있는 조이포라이프(www.joeyforlife.com)라는 회사다.

    조이포라이프는 지난해 12월 서울 양재동 양재전화국사거리에 콜러 쇼룸을 개장했다. 쇼룸을 여는 데 필요한 비용은 콜러가 아닌 조이포라이프가 대부분 댔다.

    건설경기 침체로 건자재 업체의 매출도 감소되는 상황에서 쇼룸을 새로 개장하는 자체도 의외인데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미국 대형 회사의 이름을 걸고 영업에 나선 게 이채롭다. 한마디로 다윗(조이포라이프)과 골리앗(콜러)이 손을 잡은 셈이다.

    사연은 이렇다. 지난 2002년 설립된 조이포라이프는 정보기술(IT)을 샤워시스템에 접목시킨 제품을 개발·생산해 미국 캐나다 독일 이탈리아 등 해외 15개국에 수출하고 국내에서는 아파트의 펜트하우스 및 고급빌라 시공에 납품하고 있다.

    조이포라이프가 생산하는 샤워부스에서는 터치스크린을 통해 음악 영화 비디오를 감상할 수 있고 물의 온도 및 세기를 조절할 수 있다. 스크린에 방수기능이 있어 이메일 및 트위터 작업도 가능한 시스템이다. 한마디로 목욕을 하면서 태블릿PC를 이용할 수 있는 방식이다.

    이처럼 남다른 욕실시스템 생산으로 회사를 콜러 같은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우고 싶은 꿈을 갖고 있는 조이포라이프 하기호 사장은 해외전시회에 참여할 때마다 콜러 부스를 찾아가 자신과 회사를 소개했다.

    2011년에는 “콜러 제품을 한국에서 조이포라이프가 판매해 볼 테니 대신 조이포라이프 제품을 콜러에서 구매하는 게 어떻냐?”고 제안했다. IT를 접목한 욕실시스템은 조이포라이프가 콜러보다 경쟁력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해 5월 콜러 관계자들은 조이포라이프 시화공장을 방문해 현장을 확인하고는 곧바로 하 사장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후 조이포라이프는 쇼룸 자리를 물색하는 등 1년여의 준비과정을 거쳐 지난해 말 콜러 쇼룸을 열었다.
    최고 욕실업체 콜러(Kohler)가 우리 중소기업에 왜 콜?
    조이포라이프가 쇼룸을 열고 겨냥하고 있는 판매 타깃은 크게 2곳이다. 새로 짓는 중급 호텔과 주택 리모델링 시장이다. 서울 수도권에는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 관광객을 흡수할 목적으로 중급 호텔 신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하 사장은 “중급 호텔에 중국에서도 인지도 높은 콜러 제품을 설치하면 그곳에 투숙하는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수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호텔 욕실에는 통상 한 회사 제품만 설치하지 않기 때문에 콜러 제품과 함께 조이포라이프의 차별화된 욕실시스템 판매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미 50억원 규모의 호텔 욕실 납품공사를 따냈다.

    리모델링 시장은 시공업체에 적정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방식으로 개척해 나간다는 게 하 사장의 계획이다. 콜러 제품은 아메리칸 스탠다드 제품보다 20~50%정도 비싸기 때문에 가격이 일반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조이포라이프는 앞으로 200여 리모델링 시공업체와 협력관계를 맺어 콜러 제품 판매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하기호 사장은 “그동안 수출에 주력해왔지만 앞으로 수출과 내수에 균형을 맞춰 2015년 매출 500억원에 이어 2020년에는 1,50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콜러가 운영하는 위스콘신주 블랙울프런(Blackwolfrun) 골프장은 1998년 박세리 선수가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우승을 차지한데 이어 14년 뒤인 지난해 최나연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린 곳이어서 한국과 인연이 남다르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경닷컴 김호영 기자 en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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