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경고등이 켜졌다. 미국과 중국의 긍정적인 경제지표에도 불구하고 한국 상장사들의 실적 추정치가 계속 하향 조정 중이기 때문이다. 외국인 수급도 최근 크게 나빠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때일수록 실적 개선세를 이어가는 ‘분기 최대 실적주’, 기관과 외국인이 꾸준히 순매수하는 ‘수급 개선주’ 등 상승 요인을 갖춘 종목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4분기 실적 하향, 새해 수급 악화

20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은 MSCI 한국지수에 속한 104개 상장사의 2012년 4분기 영업이익이 30조760억원으로 전 분기(32조6300억원)보다 7.5%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국내 증권사의 4분기 실적 추정치도 낮아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기업의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5주 전보다 6.2% 하락했다. 화학(-19.9%) 은행(-17.3%) 자동차(-16.2%) 업종의 하향 조정 추세가 강한 것으로 분석했다.

수급도 악화하고 있다. 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주 유가증권시장에서 494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기관은 지난주 연기금의 순매수로 1398억원 ‘사자’ 우위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4166억원 순매도했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번주 LG디스플레이 삼성테크윈 등 한국 정보기술(IT)주와 IBM 구글 AMD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IT주의 실적이 발표된다”며 “미국 IT주들이 예상치에 가까운 실적을 낼 가능성이 있어 한국 IT주 중심의 대응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분기 최대 실적주·수급 개선주 관심

전문가들은 “실적시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지만 반대로 긍정적인 실적을 발표하는 업체들의 주가는 좋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작년 4분기에 이어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이 실적시즌 유망 종목으로 꼽혔다. 실적 개선의 연속성 때문에 4분기 실적 발표 이후에도 주가 상승 동력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BS투자증권에 따르면 코스피100 종목 중에서 실적 개선의 연속성을 갖추고 주가 수준도 과거 3년 평균보다 낮은 업체는 두산 LG이노텍 LG유플러스 LG디스플레이 NHN 등이다.

4분기에 사상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종목으로는 GS홈쇼핑, 제일모직, 씨젠 등이 꼽힌다.

수급 개선 종목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생명이 대표적이다. 기관은 지난주 삼성생명을 1097억원 순매수했고 외국인도 249억원어치 샀다. 세법 시행령 개정안이 생명보험사에 유리해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한승희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가입자가 폭증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파워가 강하고 자본적정성 비율이 높은 삼성생명으로 신계약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했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