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사에 담긴 경영 키워드] "혁신·공격투자로…위기 이후 대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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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식을 갖고 내실경영에 주력하자.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근본적인 혁신이 필수적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잊어선 안 된다.”
2013년 국내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내놓은 신년사는 이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올해도 ‘주식회사 코리아호(號)’의 항로는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CEO들은 혁신을 통한 경쟁력 확보로 역풍을 헤쳐나갈 것을 주문했다. 어떻게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위기는 기회로 바뀔 수도 있다는 얘기다. 새 정부가 기치로 내건 경제민주화에 부응해 투자 확대와 일자리 창출 등으로 사회에 기여하자는 다짐도 많았다. 총수들의 신년사에 담긴 키워드를 통해 주요 기업의 올해 경영전략을 살펴봤다.
○내실경영과 혁신으로 위기 극복
“세계 경제는 올해도 저성장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험난하고 버거운 싸움이 계속될 것이다.”(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전 사업부문에서 극한의 시련을 감내해야 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정준양 포스코 회장)
CEO들의 올해 신년 메시지에 공통적으로 담긴 화두는 위기 상황에 대한 명확한 이해다. 공격적인 투자로 불황을 타개하자고 일제히 외쳤던 1년 전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투자는 과감히 하겠지만 리스크 관리도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대기업 리더들은 위기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방법으로 기업의 체질 개선과 핵심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꼽았다.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근원적 경쟁력’이란 용어를 제시했다. 박 회장은 “선도기업을 따라잡는 수준을 넘어 그들을 앞서기 위해서는 기술과 원가 등에서 근원적인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품질을 통한 브랜드 혁신(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세계 시장을 뒤흔들 수 있는 시장 선도 상품 개발(구본무 LG 회장), 차별적이고 경쟁력 있는 기술과 품질 혁신(허창수 GS 회장), 영업력 강화와 근본적인 경영체질 개선(이재성 현대중공업 사장), 가격경쟁이 아닌 가치경쟁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정준양 회장) 등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경영 방침을 혁신과 도전으로 정한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도 “외부 탓만 하지 말고 우리 내부부터 잘하고 있는지 자성하고 위기의식을 갖자”고 강조했다.
기업 수장들은 모든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혁신에 자발적으로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퍼즐론을 화두로 내걸었다. 이 회장은 “한 조각이라도 빠지면 퍼즐이 완성되지 않듯이 모든 임직원이 한 조각씩 성공의 이유를 만들어 코오롱의 미래라는 큰 퍼즐을 완성하자”고 말했다.
○미래 먹거리 확보와 해외 사업 강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자는 주문은 올해도 빠지지 않았다. 친환경 사업과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자는 다짐이 많았다. 정몽구 회장은 “친환경차와 전자제어 분야의 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우수 인재를 집중 육성해 지속적인 기술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재성 사장도 “친환경 및 연료절약형 선박에 대한 관심과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며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는 심해저플랜트와 박막형 태양전지 등의 기술개발에 속도를 내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SK와 롯데는 해외 사업에 방점을 찍었다. 최태원 SK(주) 회장은 “그룹의 포트폴리오 혁신과 글로벌 경영에 매진하겠다”며 “글로벌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노력을 돕는 서포터(후원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하겠다”고 직원들에게 선언했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도 현재 매출의 10% 미만에 불과한 해외 비중을 대폭 끌어올리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올해 신년사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 것이다. CEO들은 양극화 해소와 일자리 창출 등에 적극 나서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나자고 한 목소리로 다짐했다. 이건희 회장은 “투자와 고용으로 사회에 희망을 주고 국가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자”고 당부했다. 구자열 LS그룹 회장과 나세르 알 마하셔 에쓰오일 사장도 혁신 경영과 함께 사회적 책임 이행을 중점 과제로 꼽았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