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이달 중 비축하고 있는 쌀 20만t을 방출한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쌀값을 낮춰 설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하지만 과일 등 제수용품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어 설 차례상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농림수산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13일 “이달 중 정부가 비축하고 있는 2010년, 2011년산 쌀 20만t을 방출할 계획”이라며 “쌀값을 4~5%가량 떨어뜨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20만t은 지난해 국내 쌀 생산량(400만)의 5% 수준이다.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1일 기준 20㎏짜리 쌀 소매가격은 4만6470원으로 1년 전보다 5.8%, 1개월 전에 비해 1.1% 올랐다. 이는 1월 가격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2004년(4만7589원)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난해에는 쌀뿐 아니라 배, 대추, 단감 등 주요 제수용품의 작황도 부진했다. 롯데마트가 상품기획자(MD)들을 대상으로 28개 제수용품의 설 1주일 전 가격 예상치를 조사한 결과 배는 지난해보다 34.0%, 건대추는 50.0%, 단감은 11.1% 각각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4인 가족 기준 차례상 비용은 지난해보다 6.4%(1만2250원) 오른 20만3870원으로 예상됐다.

여기에 김치, 밀가루, 장류 등 주요 식자재 가격도 줄줄이 올라 가계에 부담을 주고 있다. 김치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대상FNF는 ‘종가집 김치’ 가격을 평균 6% 올리겠다고 대형마트에 공문을 보내고 최종 협상을 진행 중이다.

임원기/유승호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