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엔 전 세계적으로 채권형 펀드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주식시장에 투자할 때입니다.”

빌 맬도나도 홍콩상하이은행(HSBC)의 주식부문 글로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글로벌 자산관리부문의 아시아·태평양지역 CIO도 겸하고 있는 그는 “현재 주식가격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며 특히 중국 한국 등 동북아지역 주식을 추천했다.

▷올해 가장 추천할 만한 투자전략은 무엇인가.

“주식이다. 장부가격에 비춰 봤을 때 현재 주가는 과거 평균보다 매우 저렴한 수준이다. 전문용어로는 ‘1주당 장부가격이 과거 평균 대비 1표준편차 이하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는 주가가 적정가 수준으로 돌아가는 해가 될 것이다.”

▷과거에도 주가가 낮았던 적이 있다. 반드시 올랐을 때로 돌아간다는 보장은 없지 않나.

“그렇다. 하지만 지난 15년간 주가 추이를 보면 지금보다 주가가 낮았던 때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 사스(SARS)와 같은 질병이 돌았을 때,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등 경제의 격동기였다. 지금은 그런 때가 아니다.”

▷주가가 오르려면 기업의 재무상태가 좋아져야 하는데 경제가 전반적으로 살아나야 하는 것 아닌가.

“지금 기업의 재무상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다르다. 비교적 견고하다고 할 수 있다.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의 가격이 오르지 않는 것은 유럽 미국 중국 등에 대한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우려가 줄어들면 주식의 펀더멘털이 다시 효력을 발휘하게 된다. 기업의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 주식투자 수익률은 더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가 좋아진다는 확신이 있는 것 같다.

“미국 유럽 중국 3개 지역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각 지역별로 보면 유럽의 경우 지금 같은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될 것이다. 새로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 미국 경제는 유연하게 위기를 잘 극복하고 있다고 본다. 성장률은 적어도 중기적인 성장추세선 수준을 유지할 것이고 그보다 높은 성장도 기대할 만하다.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중국은 경제 부양을 위해 필요할 경우 통화·재정정책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의 주식을 추천한다면.

“중국 및 한국을 포함한 동북아 지역의 주식은 적정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아시아 지역이나 글로벌 평균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만하다.”

▷작년엔 채권이 큰 인기를 누렸다. 올해 채권투자 전망은.

“지난해 개인·기관투자가 자금 대부분이 채권형 펀드에 투자됐다. 투자자 대부분이 높은 수익률을 만끽했다. 올해는 그 정도는 아닐 것 같다. 다만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고 경제성장률이 둔화되는 것은 채권 투자자에게 유리한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올해 채권에 투자하려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현지통화로 표시된 글로벌 이머징 마켓 채권을 유망하게 보고 있다. 기본적으로 이자율이 높은 데다 아시아국가 통화의 경우 미국 달러화, 유로화, 엔화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에겐 흥미로운 시장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맬도나도 CIO는 홍콩에서 아·태지역 투자전략을 책임지고 있다. 1993년 유럽 파생상품 포트폴리오 매니저로 HSBC에 입사했다. 인덱스형 투자, 재간접펀드, 구조화상품, 헤지펀드 등을 포함해 다양한 투자활동의 책임자로 일했다. 2010년 주식부문 전략 CIO에 임명됐다. 옥스퍼드대에서 레이저물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크랜필드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