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이 10년3개월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부동산 취득세 감면 혜택의 지난해 말 종료를 앞두고 거래가 대폭 늘어난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이 10일 내놓은 ‘2012년 12월 중 금융시장 동향’을 보면 주택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려간 대출금 잔액은 316조9000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5조원이나 늘었다. 주택담보대출 증가액 기준으로 2002년 9월(5조7000억원) 이후 최대 규모다.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과 은행대출채권양도(적격대출) 등을 포함할 경우 12월 주택담보대출 증가액은 5조7000억원이다. 이 역시 2002년 9월 이후 가장 많다.

은행권의 전체 가계대출 잔액은 11월보다 4조9000억원 늘어난 466조5000억원이다. 작년 10월부터 세 달 연속 증가세다. 증가액도 2006년 12월(5조원) 이후 가장 컸다. 모기지론 양도를 포함한 증가 규모는 5조6000억원으로 조사됐다.

권태효 한은 조사역은 “부동산 취득세의 한시적 인하 혜택이 끝나기 전에 아파트를 사려는 수요가 몰려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고 진단했다. 실제 서울지역 아파트 거래량은 11월 4700가구에서 12월 6800가구로 뛰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취득세 감면조치의 연장 여부가 아직 매듭되지 않은 데다 부동산거래 비수기로 접어든 탓에 주택담보대출 급증세가 지속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