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값 바닥쳤다…반도체株도 '꿈틀'
반도체주가 기지개를 켜면서 작년 7월 말 이후 독주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업종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자동차주가 하락하고 소재주가 주춤하는 사이 IT주 강세만 부각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 회복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사상 최대 실적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올 1분기 실적 향상에도 원군이 될 전망이다.

○D램 가격 바닥 확인 기대감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반도체지수는 23.32포인트(1.43%) 오른 1650.55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최근 9거래일 중 7거래일 상승세를 보였다. 그간 상승률은 7.6%다. 길게 보면 작년 10월29일 1435를 기록한 후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KRX반도체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5개 업체는 작년 12월27일 이후 모두 주가가 올랐다. 유진테크(14.6%)가 가장 많이 뛰었고 STS반도체(8.3%), SK하이닉스(5.3%) 등이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도 같은 기간 4.1% 상승했다.

반도체 관련주들의 최근 상승세는 메모리 반도체인 PC용 D램 가격의 회복 덕분으로 풀이된다. 작년 6월 말 이후 계속 떨어지던 D램 값(계약가격 기준)은 작년 12월 반등하면서 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했다.

대만 반도체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말 DDR3 2기가비트(Gb) SO-DIMM 1333/1600㎒ D램 가격은 중순 발표(8.75달러) 때보다 2.69% 오른 9.0달러로 매겨졌다.

업계에 따르면 주요 반도체 공급업체들이 모바일 D램 생산량을 늘리고 PC용 D램 생산을 줄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D램 가격이 상승했다. 홍성호 아이엠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올 1분기에도 미국과 유럽지역의 D램 수요는 계속 부진할 수 있지만 공급 감소 우려 때문에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완만하게 상승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반도체업종 수익성 회복 초입”

전문가들은 D램 등의 가격 반등으로 반도체 기업들의 수익성이 회복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변한준 K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SK하이닉스의 경우 D램에서 수익성이 가장 높은 모바일 D램의 매출 비중이 지난해 3분기 32%에서 4분기 40%까지 상승했을 것”이라며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92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최도연 LIG투자증권 연구위원은 “D램 가격 상승분이 반도체 제조업체의 지난해 4분기 실적에는 거의 반영되지 못했다”며 “올해 1분기부터 이런 효과가 온전히 반영되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1754억원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모바일 사업 비중이 갈수록 높아져 고민이던 삼성전자도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강정원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4분기 실적에서 반도체 부문 특히 시스템 LSI의 실적 개선이 두드러졌다”며 “1분기에는 D램 실적 개선이 본격화돼 반도체 부문이 올 상반기 이익 증대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