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지난해 말 사퇴한 한상대 전 검찰총장의 후임을 임명하기 위한 후보 추천 절차에 들어가 14일까지 후보 추천을 받는다.

법무부는 지난주 사상 처음으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후보추천위)를 구성, 총 9명(당연직 5명 비당연직 4명)을 위원으로 임명·위촉하고 후보 천거 일정을 공고했다고 7일 밝혔다. 피천거인 자격은 법조 경력 15년 이상으로, 8일부터 14일까지 추천받는다. 개인 단체 법인 등에 관계없이 서면으로 추천할 수 있다. 이동열 법무부 대변인은 “천거와 검증을 거치는 데 최소 한 달은 걸리기 때문에 빨라야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첫 회의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검찰총장 인선이 시작되면서 법무부가 새 정부 출범을 불과 한 달 보름가량 앞둔 시점에 현 정권 내 인선작업을 마무리하기 위해 절차를 서두르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검찰 관계자는 “권재진 법무부 장관이 후임 정권의 검찰총장 인선에 개입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다”며 “검찰 개혁 등 과제가 많은 차기 검찰총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국민수 법무부 검찰국장은 “개정법에 따라 절차를 진행할 뿐”이라며 “현 정부와 차기 정부 간 신경전이 벌어지고 있다거나 인수위 측과 사전 조율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박선규 대통령 인수위 대변인도 “절차 진행에 총 2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정부가 출범한 시기가 돼야 검찰총장을 임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차기 검찰총장은 새정부 출범 직후인 3월초에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로는 김진태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차장)과 길태기 법무부 차관, 소병철 대구고검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비자금 사건 등 권력형비리 수사에 정통한 김 총장 대행(61·경남·사법연수원 14기)은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로 인한 혼란을 잘 수습하고 있다는 평이다. 소 고검장(55·전남·15기)은 탕평인사 차원에서 강점이 있고, 길 차관(55·서울·15기)은 대법관 후보로 추천될 정도로 학구적인데다 검찰 내 신망이 두텁다. 이 밖에 김홍일 부산고검장(57·충남·15기)과 채동욱 서울고검장(54·서울·14기), 노환균 법무연수원장(56·경북·14기), 김앤장 소속 변호사로 있는 차동민 전 서울고검장(54·경기·13기) 등도 유력후보군이다.

정소람 기자 r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