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 녹인 쪽방촌 노인들의 특별한 '11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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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모금회 지원받는 만석동 쪽방촌 주민들
"우리만 도움 받을 수 없다" 폐지 주운 돈 기부
"우리만 도움 받을 수 없다" 폐지 주운 돈 기부
“100억원보다 귀한 112만3560원입니다. 쪽방촌 어르신들의 정성은 나눔에 게으른 이들을 부끄럽게 하는 것 같습니다.” (김주현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총장)
서울에 영하 14.8도의 강추위가 찾아온 4일. 정동에 있는 사랑의열매 회관에선 이날 인천 만석동의 쪽방촌 주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들의 성금 전달식 행사가 열렸다. 쪽방촌 주민들은 손때묻은 100원짜리 동전과 꼬깃꼬깃 접힌 1000원짜리 지폐로 가득한 황금색 돼지 저금통을 모금회에 직접 전달했다. 쪽방촌 주민 등 30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112만3560원의 성금이었다.
인천 만석동 쪽방촌은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골목들을 중심으로 좁은 방들이 1~2층에 걸쳐 모여 있는 곳이다.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인들로, 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문구 및 파티용품을 만드는 자활사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만년필·풍선을 만들고, 폐지를 주워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20만원 정도다.
공동모금회 지원을 받으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쪽방촌 주민들이 기부에 나선 건 2008년. “우리만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형편에 처한 이웃을 위해 주민들이 앞장서 사랑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2008년 87만1610원을 기부한 후 올해까지 5년 연속 100만원가량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주민대표로 참석한 김명광 씨는 “만년필·풍선을 만들거나 폐지를 주워 생기는 돈이 한 달에 20만원 안팎인데 여기서 조금씩 모았다”며 “모두들 작은 정성을 모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 만석동에 있는 자원봉사단체인 ‘내일을 여는 집’의 이준모 목사는 “어려움을 아는 쪽방촌 사람들은 누구보다 나눔의 소중함을 아는 분들”이라고 전했다.
김주현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쪽방촌 어르신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동전 한 개, 지폐 한 장을 소중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서울에 영하 14.8도의 강추위가 찾아온 4일. 정동에 있는 사랑의열매 회관에선 이날 인천 만석동의 쪽방촌 주민, 노숙인, 무료급식소 이용 노인들의 성금 전달식 행사가 열렸다. 쪽방촌 주민들은 손때묻은 100원짜리 동전과 꼬깃꼬깃 접힌 1000원짜리 지폐로 가득한 황금색 돼지 저금통을 모금회에 직접 전달했다. 쪽방촌 주민 등 300여명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112만3560원의 성금이었다.
인천 만석동 쪽방촌은 성인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골목들을 중심으로 좁은 방들이 1~2층에 걸쳐 모여 있는 곳이다. 주민 대부분이 60대 이상 노인들로, 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문구 및 파티용품을 만드는 자활사업 등으로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만년필·풍선을 만들고, 폐지를 주워 손에 쥐는 돈은 한 달에 20만원 정도다.
공동모금회 지원을 받으면서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던 쪽방촌 주민들이 기부에 나선 건 2008년. “우리만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자신들보다 더 어려운 형편에 처한 이웃을 위해 주민들이 앞장서 사랑의 손길을 내민 것이다. 2008년 87만1610원을 기부한 후 올해까지 5년 연속 100만원가량의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
주민대표로 참석한 김명광 씨는 “만년필·풍선을 만들거나 폐지를 주워 생기는 돈이 한 달에 20만원 안팎인데 여기서 조금씩 모았다”며 “모두들 작은 정성을 모았지만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웃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인천 만석동에 있는 자원봉사단체인 ‘내일을 여는 집’의 이준모 목사는 “어려움을 아는 쪽방촌 사람들은 누구보다 나눔의 소중함을 아는 분들”이라고 전했다.
김주현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쪽방촌 어르신들의 땀과 노력이 담긴 동전 한 개, 지폐 한 장을 소중한 곳에 전달하겠다”고 화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