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이후 화씨 2.4도 하강…해수면 저온 변화 때문"

북극에 인접한 미국 알래스카주(州)에서는 '지구온난화'하면 무슨 소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지난 2000년 이후 기온이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라고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 온라인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알래스카 기후연구소의 새 조사 결과, 지구 온난화 경향과 달리 알래스카주의 연평균 기온이 21세기 들어 화씨 2.4도(섭씨 1.33도) 하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래스카는 추울 때 최저 영하 50도까지 떨어진다.

과학자들이 알래스카주 전역에 설치된 기상청 기후관측소의 기온을 측정해 보니 20곳 중 19곳에서 지속적으로 기온 하강 현상을 보였다는 것이다.

과학자들은 '10년 단위 진동'(Decadal Oscillation)이라는 해양 현상 때문에 해수면 온도가 더 차가워져 결과적으로 알래스카에 냉각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즉 진동 효과로 알류샨 저기압이 약해져 차가운 겨울 폭풍이 알래스카 주변에 더 오래 머물러 기온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알래스카의 이 같은 기후 변화는 지구 기온을 상승시키는 주범으로 지목된 온실가스와 더불어 극지대 빙하와 해빙이 녹는 현상에 대한 새로운 조망을 가져올 수 있다.

2000년대 이전만 해도 알래스카는 전체 온난화보다 2배의 속도로 기온이 상승했으나 이제는 도리어 평균 기온이 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미국 기상청 예보관인 돈 햇튼은 "지역 주민들이 날씨가 더 차가워졌다고 느끼지만 이미 영하 20도에 대비한 옷을 껴입고 다니기 때문에 몇도 떨어진다고 문제 될 게 없다"고 농담했다.

햇튼 예보관은 또 차가운 날씨 덕분에 2011년에 처음으로 베링해 빙붕(바다에 떠있는 두께 300∼900m의 얼음 덩어리)이 알래스카 반도 가장자리로까지 커졌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성진 기자 sungj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