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위상이 높아질수록 견제는 심해질 것이다"

이건희 삼성 회장이 지난 2일 신년사를 통해 지적한 대로 글로벌 시장에서 삼성을 겨냥한 견제와 압박이 심화되고 있다. 애플, 에릭슨에 이어 이번엔 특허괴물 인터디지털이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소송에 나섰다.

3일 관련업계와 특허전문 블로그 포스페이턴츠에 따르면 인터디지털은 이날 ITC에 삼성전자가 자사의 3세대(G), 4G LTE 통신 특허를 침해했다며 제소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갤럭시S3 스마트폰을 비롯해 갤럭시 노트1,2, 갤럭시 노트 10.1, 갤럭시 탭, 아티브S 등의 미국 내 수입금지를 요청했다. 인터디지털은 ITC 제소와 함께 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도 삼성전자를 상대로 특허침해 소송을 냈다.

인터디지털이 침해받았다고 주장하는 특허는 통신 표준특허 등 7개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는 ITC에 애플이 자사의 통신 표준특허를 침해했다며 제소한 바 있어 ITC가 표준특허와 관련한 프랜드 (표준특허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의무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한쪽은 승소할 수도 한쪽은 패소할수도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인터디지털이 제소를 한 것에 대해서만 확인됐을 뿐 자세한 특허내용은 파악 중에 있다"며 "표준특허라 하더라도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어느 정도이냐 등을 판단해 프랜드를 적용하기 때문에 같은 해석이 나오리란 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글로벌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 애플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자 이를 견제하기 위한 특허 소송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앞서 이 회장 역시 "단순한 품질 경쟁을 넘어 인재 확보와 기술 개발, 특허 분쟁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에 걸쳐 세계 기업들의 힘겨루기가 전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인터디지털은 싼 값에 특허를 사들여 로열티 수입을 거두는 회사로 특허 괴물기업으로 불린다. 2011년 LG전자를 3G 통신 특허 침해 혐의로 ITC에 제소하기도 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