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태 우리아비바생명 사장은 작년말 임원과 간부 100여 명이 모인 ‘2013년 경영전략회의’에서 “우리의 최대 목표는 생존”이라고 선언했다. 경기침체 속에서 신계약비 이연한도 조정, 표준이율 인하, 운용자산 이익률 하락 등 보험업계에 악재가 쏟아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올해 보험산업 전망은 밝지 않다. 저성장·저금리 기조가 심화하고 있어서다. 보험연구원은 ‘2013년 보험산업 전망과 과제’란 보고서에서 “2013년 보험산업 성장률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하락한 6.5%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명보험의 경우 보장성보험이 소폭의 플러스 성장을 지속하겠지만 저축성보험 성장세의 둔화로 3.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보장성보험은 유지율 개선에 따른 계속보험료 위주의 성장유지와 신상품 출시 확대로 1.4%, 저축성 보험은 5%, 단체보험은 퇴직연금의 성장에 따라 5.3% 증가할 것으로 판단했다.

손해보험은 그나마 사정이 나은 편이다. 장기손해보험과 연금부문이 계속보험료 중심으로 성장세를 지속해 원수보험료가 10.3%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종목별로는 장기손해보험이 12.1% 증가하고, 연금부문은 노후대비 수요 증가, 마케팅 측면에서의 세제혜택 부각 등으로 16.1%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자동차보험은 자동차 내수시장 부진, 보험료 인상의 어려움 등으로 2.8%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측했다.

윤성훈 보험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내년엔 민영건강보험의 수요 확대와 퇴직연금을 중심으로 한 사적연금 시장의 성장추세를 기회로 활용할 만하다”며 “자산운용 측면에서도 저금리 환경 아래 다양한 금리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자산배분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의 내용도 다르지 않다. 올해 저금리 기조 장기화와 이에 대응한 위험자산 확대로 보험회사들의 건전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경고했다. 운용자산 이익률이 적립금 부담이율을 밑도는 이차역마진 현상이 나타날 것이란 우려다.

저금리를 일찌감치 경험했던 해외에서 보험사의 파산사례가 속출했던 점을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일본에선 1997년부터 2001년까지 7개 생보사가 부도를 냈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후반 저금리가 장기화되자 1991년까지 81개 보험사가 파산했다.

전문가들은 상품 혁신과 틈새시장 공략으로 저성장·저금리 상황을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예컨대 일본 생보사인 애플렉은 협력업체들을 통해 판매채널을 혁신하는 한편 영업비용을 대폭 낮췄다.

지속적으로 보험 상품의 가격을 재평가·재조정해 시장환경에 즉각 대응하는 전략으로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