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갈량은 ‘모사재인 성사재천(謀事在人 成事在天)’이란 말을 남겼다. 일을 꾸미는 건 사람이지만 그 일이 이뤄지는 것은 하늘에 달렸다는 뜻이다. 주역 ‘계사상전’에는 또 이런 말이 있다. “길흉은 득실을 말한 것이요, 뉘우치고 근심하는 것은 약간의 하자를 말한 것이요, ‘허물이 없다’는 과실(過失)을 잘 보충한 것이다.”

주식 투자자라면 위 두 말을 잘 생각해 봐야 한다. 주식에서 수익을 내는 개인투자자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럼 투자금을 잃은 사람은 운이 없어서일까.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이익을 보는 상대도 사람일 뿐이다. 얻는 사람과 잃는 사람의 차이는 하늘의 마음을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다. 이는 자신을 억제할 줄 아는 사람이 주식에서 승자가 될 수 있다는 뜻도 된다. 하늘은 멈춤이 있은 다음에야 움직이기 때문이다.

2013년은 계사(癸巳)년이다. 이 해는 겨울잠에서 깨어난 뱀이 봄비를 맞으며 활동을 시작하는 형상이다. 세계 정치와 경제는 새로운 지도자와 경제구도를 가지고 새 판을 짜야 하는 시기에 왔다. 이러한 때에 가장 혜택을 보는 종목군을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뱀은 오행으로 불에 해당한다. 지표면 위로 올라가는 열기를 뜻한다. 따라서 석유와 석유제품, 고무(플라스틱), 목재·종이 등이 유망하다. 또 봄에 핀 벚꽃같이 반짝할 것에는 건설, 판매, 금융 등이 있다.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것은 전자, 자동차 등이 될 것이다. 작은 종목으로는 기계 설비 같은 시설장비도 경기가 살아날 것으로 본다.

뱀은 다리가 없어 은밀하고 신속하며 겨울잠을 자는 동물이다. 그러므로 코스피지수는 일정한 거리를 왕복할 가능성이 짙다. 특히 1850선과 2100선에 오래 머물게 되리라 생각한다.

분기별로 본 주역점은 다음과 같다. 1분기는 우물가에서 두레박을 발견한 것 같은 형상이다. 물이 필요한 사람은 두레박을 이용하는 수고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즉 소외돼 있던 탄탄한 종목들을 찾아보는 안목이 수익을 가져올 것이다.

2분기는 자고나면 조금씩 커져 있는 꽃나무 같아서 고르게 상승할 것이다. 다만 대형주는 기대치에 못 미칠 것으로 본다.

3분기는 질긴 고기를 씹는 것과 같아서 빠른 결단력이 없다면 손실만 쌓여갈 것이다. 올라가는 종목과 내려가는 종목이 뚜렷하게 갈리게 된다. 외국인이나 기관의 거래 방법은 기존에 비해 차이가 있을 것이다. 4분기는 등락폭은 작은 편인데 특징이 없는 거래가 계속될 것이다. 이때에는 1주일 주기가 많은 참고가 될 것이다.

다시 계사년을 방향으로 보면 남쪽에서 약간 동쪽으로 기울어 있다. 중국 쪽에서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이 비슷한 방향이다. 따라서 중국인들이 우리시장에 어느 때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보인다. 전체적으로 외국인의 투자는 지난해보다 증가할 것이다. 기관들은 약간의 투자금을 늘리는 것으로 본다.

올해 전체 주식시장 괘는 수화기제(水火旣濟)이다. 불 위에 물이 있어 서로 사귀니 이루어짐이 있다는 뜻이다. 물은 기관과 외국인이며 대형주다. 불은 개인투자자이며 소형주로 볼 수 있다. 서로 물결과 같이 사귀고 섞이며 나갈 것이다. 봄 꽃놀이 가는 배 위에서 서로 균형을 잡아가면 득실을 나눌 것이다. 변(變)하고 통(通)하는 사이에 절제의 아름다움으로 이익이 가득하길 바란다.

도담선재 이혁경 dodamkun@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