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 해 동안 증시는 뚜렷한 방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코스피지수 1750~2100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했다. 올해에도 흐름 자체는 작년과 비슷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는 게 상당수 증권사들의 예상이다. 하지만 글로벌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하반기로 갈수록 코스피지수 저점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거의 모든 증권사들은 미국 재정절벽 논란에 따른 대외 불확실성이 이어질 1분기에 조정을 받다가 하반기로 가면서 회복하는 ‘상저하고’(上低下高)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최고점은 2200~2300선에서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2011년 4월 기록했던 장중 사상 최고가(2231.47)와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거나, 이를 넘어설 것이라는 예상이다.

○글로벌 경기회복과 연동될 증시흐름

코스피지수가 올해 중 2300을 찍는다고 가정하면 2013년 중 코스피가 2012년 폐장일(12월28일) 종가(1997.05)보다 15.16% 더 상승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수 대비 2배 수익률을 올리는 것을 목표로 하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에 지금 가입한다고 하더라도 최고 연 30% 이상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가 최근 발표한 ‘2013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종전보다 1%포인트 낮은 3.0%로 전망하는 등 최근 국내 경기상황이 좋지 않은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게 낙관적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이런 전망을 내놓은 데에는 실제 경기회복 추세보다 한발 앞서 기대감이 반영되는 증시의 속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미 지난해 하반기부터 ‘바닥’을 찍고 경기가 회복 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HSBC가 집계하는 지난달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는 50.9를 나타내 1년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표의 내용을 한꺼풀 벗기고 보면 긍정적인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지난해 11월 수출주문지수는 50.2로, 지난해 5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50)을 넘어섰다. 원자재재고지수는 47.9로, 지난해 8월(45.1) 이후 지속적인 상승세다. 제조업 경기가 회복국면에 접어들면서 원자재 재고가 소진되는 모습이다.

중국에 비해 미국은 재정절벽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면서 아직까지는 회복이 더딘 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지난해 11월 49.5를 나타내 예상치(51.3)와 전달 지수(51.7)를 모두 밑돌았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허리케인 ‘샌디’ 여파가 일부 반영돼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미국의 최근 경기지표 둔화는 일시적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최선호 업종(톱픽)은 정보기술(IT)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올해에는 글로벌 경기민감주들의 전망이 밝은 편이다. 수출비중이 높은 대형 경기민감주들은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회복될 경우 실적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IT업종은 거의 대부분 증권사들이 추천하고 있다.

김학균 KBD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성장 시대에는 이익이 늘어나는 성장주의 가치가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대우증권은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제철 등 10개 종목을 2013년 톱픽으로 제시했다.

상반기와 하반기를 나눠서 대응전략을 짤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신영증권은 상반기에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해 IT업종의 강세와 화학업종의 반등을 예상했다.

하반기는 현재 투자심리가 극도로 악화돼 있는 은행과 건설업종을 ‘톱픽’으로 꼽았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저평가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2013년 상반기에 박근혜 정부의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이 본격화되면 하반기에는 반사이익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