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008년 대통령 선거 때 총기규제를 강력히 주장했다. 정치권 내 대표적인 총기규제론자인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오바마가 존 매케인 공화당 대선후보를 꺾고 대통령에 당선되자 총기제조업계 이익단체인 미국총기협회(NRA)는 성명을 내고 “오바마 행정부는 총기 휴대권리를 보장한 수정헌법 2조에 반대하는 정권”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미국 역사상 최고의 ‘반(反) 총기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예측과 달리 오바마 정부 들어 총기산업은 더욱 번창하고 있다. 미국 주류·담배·화기단속국(ATF)에 따르면 오바마 정부 들어 등록된 총기판매상은 2010년, 2011년 2년 연속 증가했다. 지난 9월 말 현재 총기 소매판매상도 5만812명으로 2009년 말에 비해 3303명 증가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총기 판매 면허 발급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얘기다.

미국 최대 총기 제조업체인 스텀루거의 매출은 오바마 집권 이후 86% 증가했다. 또 다른 총기 제조업체인 스미스앤드웨슨의 총기 판매 역시 44% 가까이 늘었다. 두 업체의 시장점유율은 30%에 육박한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은 총기를 구매할 뜻이 있는 시민을 대상으로 신원조사를 하고 있다. 오바마 정부 들어 신원조사 대상자는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났다.

특히 올 들어 총기 판매가 급증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총기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 미국인들이 서둘러 총기 구입에 나섰기 때문이다. 스텀루거의 올 3분기 총기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7% 증가했다. 올 들어 9월까지 누적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2% 급증한 508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미스앤드웨슨도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이 48% 증가했고, 순이익은 2120만달러로 전년의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오바마 대통령이 총기업체들에 뜻하지 않은 ‘선물’을 주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