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패션연구소가 새해 패션산업이 ‘상저하고’ 형태의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내년 패션시장 키워드로 ‘활기(vitality)’를 선정했다.

연구소는 27일 내놓은 신년 전망 보고서에서 “2013년에는 불황의 어두운 터널을 벗어나 힘차게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며 “소비자에게 새로운 스토리를 전달하고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하는 비즈니스 동력을 키워야 할 때”라고 밝혔다.

연구소는 카테고리 간 구분, 온·오프라인의 경계, 브랜드와 채널 간 관계가 허물어지는 ‘마켓 4.0 시대’가 열리면서 패션 유통의 패러다임이 급격히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 또한 시·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정보를 교환하고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만큼 패션업체들이 소비자보다 한 발 앞서 더 나은 제안을 제시할 수 있는 ‘멀티 마케터’가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새해 스타일 트렌드로는 ‘클래식’과 ‘미니멀리즘’을 꼽았다. 정서적 안정을 통해 긍정의 에너지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절제의 미학이 담긴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택할 것이란 전망이다.

한편 연구소는 올 한 해 패션시장에 대해 “상저하고의 낙관론으로 시작했으나 하반기로 갈수록 오히려 상고하저로 마무리됐고 불황의 늪이 더욱 깊어졌다”고 정리했다. 재고를 털기 위한 할인판매가 이어졌음에도 판매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위기에 빠진 브랜드가 속출했다는 설명이다.

해외에서 ‘강남스타일’로 대표되는 패션 한류가 선전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랜드가 올해 중국 내 6400여개 매장에서 2조10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SK네트웍스, LG패션, 제일모직 등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

민지혜/임현우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