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김모씨(35)는 쓰레기 분리수거를 하다 쓰레기봉투 안에서 밖으로 튀어나온 참치캔 뚜껑에 손을 베었다. 3㎝가량 손가락을 다쳐 급히 병원 응급실에 가 치료를 받았다. 곽모씨(50)의 경우 지난해 7월 참치캔을 따다 엄지와 검지 사이에 있는 인대와 근육, 신경이 다치는 큰 상처를 입었다. 무려 일곱 바늘을 꿰매는 수술을 했다.

김씨와 곽씨처럼 참치캔 음료수캔을 따다가 다치는 사람들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 3년 동안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에 식료품캔 위해사례를 접수한 결과 2010년 241건에서 작년 286건, 올해 9월까지 202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고 27일 발표했다. 품목 확인이 가능한 위해사례 420건 가운데 가장 많이 접수한 제품은 참치캔(336건)으로 전체의 80%에 달했다. 음료수캔(35건)은 8.3%, 과일통조림(15건)은 3.6%였다.

피해 입은 경로 확인이 가능한 접수 사례 257건 가운데 ‘개봉 과정에서 다쳤다’는 응답이 201건(81.7%)으로 가장 많았고, ‘분리수거 중’ 다친 경우가 17건(6.6%), ‘개봉 후 만지다가’라고 답한 사례가 11건(4.3%)이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런 안전사고 발생 원인이 스틸(철)이나 알루미늄 재질의 개봉 뚜껑을 사용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철이나 알루미늄 재질로 만든 원터치캔은 개봉 과정에서 힘의 배분이 고르지 못하고 절단면이 날카로워 쉽게 다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동원 마일드참치, 사조 로하이 살코기 참치, 오뚜기 후레시 참치, 스팸 클래식, 통큰 탐라팜 등 인기 있는 대부분의 제품은 모두 알루미늄 뚜껑을 사용해 안전사고의 위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정철 한국소비자원 소비자안전국 식의약안전팀장은 “알루미늄 호일로 만든 뚜껑에 탭을 붙여 쉽게 잡아당기게 만든 ‘이지필(Easy Peel)’로 포장용기를 바꿔야 안전사고 발생 위험이 줄어들 것”이라며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원터치캔 46개 제품 중 단 7개만 이지필 방식으로 만든 것”이었다고 말했다.

하 팀장은 “시중에 유통판매 중인 원터치캔 46개 제품 중 17개가 개봉 방법을 설명하는 문구, 그림이 전혀 없었다”며 “원터치캔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소비자주의사항 표시를 개선하도록 식품의약품안전청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