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 지역 마이스산업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2001년 지방 최초로 대구엑스코를 개관한 이후 2011년 엑스코 확장, 올해 경주컨벤션센터 기공에 이어 내년도 세계에너지총회, 2015 세게물포럼 유치로 대구·경북의 마이스산업이 도약의 길을 걷고 있다.

전시컨벤션산업은 항공산업처럼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수요를 견인하는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다. 엑스코 확장 이후 잘 가동될 것인가 하는 우려도 있었지만 대구 엑스코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고 양적 질적 성장을 구가하고 있다.

엑스코는 확장 이후 당초 기대대로 자체 전시회의 국제화, 수도권 전시회 대구 유치, 대형 국제행사 유치로 인한 규모의 경제효과로 꿋꿋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엑스코는 올해도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세계 경기의 불황과 저성장기조에도 불구, 3년 연속 흑자기조를 이어가면서 전국 전시컨벤션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011년 5월 컨벤션센터를 2배가량 확장한 엑스코는 확장 후 가동률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고 고속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2013년 세계에너지총회, 2015년 세계물포럼 유치 등으로 안팎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엑스코의 브랜드 전시회인 국제그린에너지엑스포가 최근 평가에서 세계 10위에 등극했다. 대한민국 소방안전박람회 개최 이후 엑스코가 대통령표창을 받는 등 기존전시회 규모의 국제화도 착실하게 진행되고 있다.

확장으로 인해 이전에는 할 수 없었던 전시회 동시 개최(Colocation)를 통한 관람객, 주최자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식품전과 꽃박람회, LED(발광다이오드)와 정보기술(IT) 융합전, 기계산업전과 부품 로봇산업전의 동시 개최로 규모와 질적 수준이 높아졌다. 내년에는 식품산업전과 음식박람회가 동시 개최돼 엑스코 5대 브랜드전시회 대열에 합류할 전망이다.

이들 산업전시회 외에 베이비페어 애완동물전시회 꽃박람회 등 퍼블릭전시회도 양적 질적으로 향상되면서 엑스코 기획전시회의 성장이 두드러지고 있다. 확장 후 1만㎡ 이상의 수도권 중대형 전시회들이 잇따라 열리고, 국제 행사 개최 경험이 그 어느 도시보다 풍부한 대구·경북 지자체의 유치 노하우까지 가세하면서 메가 이벤트를 속속 유치해 대구·경북 마이스산업이 도약하고 있다.

구미 경주 등의 전시컨벤션센터들도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대구·경북의 전시컨벤션산업은 마이스산업계의 새로운 세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4년 경주컨벤션센터 개장이 경쟁요인이기도 하지만 대구엑스코는 경주컨벤션센터의 등장으로 오히려 컨벤션산업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고 공동 개최 등으로 인한 시너지 효과가 확산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결국 대구·경북권이 세계 마이스산업의 중요한 한 축이 된다는 것이다.

자체 기획전시회의 급성장, 브랜드전시회의 국제화, 신규 대형전시회의 활발한 유치, 대구시 경북도 등 지방자치단체의 연이은 대형 국제행사 유치로 지방 전시장 가운데 서울 수도권에 밀리지 않고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 엑스코는 2011년 5월 순수 전시면적이 1만2000㎡에서 2만3000㎡로 2배가량 확대됐다. 오디토리움(1500석)과 회의실도 34개로 늘어나는 등 국제회의 유치경쟁력도 갖췄다.

확장 이후 개최 행사 수도 증가했지만 단위면적이 큰 대형전시회, 국제회의 유치도 두드러진 부분이다. 규모가 큰 대형전시회, 국제회의 유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 디지털케이블TV쇼, 대한민국 과학축전 디자인코리아 등 1만㎡ 이상을 사용하는 대형전시회가 확장 이전과 비교해 4건에서 13건으로 3배 이상 늘었다.

그동안 대구를 떠났던 국제정보디스플레이학술대회가 올해 다시 대구로 내려와 대한민국 IT융합엑스포와 함께 개최됐고 한국해양과학기술협의회 공동학술대회, 세계곤충학회, 세계생명공학대회, 국제수지상세포학술대회, 한국기상학회 추계대회 등 국제회의 유치도 활발했다. 대구세계육상선수권 대회 등 국제행사를 개최한 대구시 브랜드를 활용, 한국관광공사, 한국마이스협회 등 유관기관을 활용한 국제회의 유치도 크게 강화됐다.



인터뷰 - 박종만 대구 엑스코 사장 "전시장 규모 커져 성장 기반…국제 전시컨벤션 중심지 도약"

“엑스코 확장 이후 대형 행사와 회의를 유치했습니다. 이제부터 국제 전시컨벤션 중심지로 도약해나갈 것입니다.”

박종만 대구 엑스코 사장은 27일 “그동안 대구는 전시장 규모가 작아 국제행사를 유치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으나 엑스코 확장 이후 올해 디자인 코리아, 홈테이블 데코, DIY핸드메이드 박람회를 개최하는 등 성장의 기반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내년에도 대한민국 산업기술 R&D전시회, 경향하우징페어, 대한민국어린이박람회, 국제안전보건전시회 등 새로운 행사를 유치했다고 덧붙였다.

회의분야 행사도 속속 대구에서 열리고 있다. 박 사장은 “전문컨벤션기획사 사업에 진출해 행사를 다각화하고 미래 마이스산업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며 “틈새시장을 공략해 한국생산성본부나 IGM세계경영연구소 같은 교육기관과 기업회의를 적극 유치해 빠른 시간 내 가동률을 정상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부터 행사 규모를 키우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내년에 식품산업전과 음식박람회를 동시 개최해 엑스코의 5대 브랜드 전시회로 키울 생각이다. 꽃박람회와 도시농업박람회, 임신출산용품전과 대한민국어린이박람회를 동시 개최해 메가 전시회들을 대거 탄생시킨다는 것이다. 엑스코가 산업전시회는 나름대로 강점을 가졌지만 퍼블릭 전시회 분야에서 규모화나 국제화가 다소 부족했는데 올해 베이비페어가 차별화된 서비스로 급성장했다고 그는 분석했다.

박 사장은 고객서비스를 위해 시장과 시민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전시컨벤션과 연계된 대구 경북의 숨은 자원을 발굴, 매치시켜 나가기로 했다. 엑스코는 세계에서 보기 드문 그린컨벤션센터라는 점을 살려 세계에너지총회 때는 국화축제를 개최하기로 했다. 엑스코의 하늘정원 녹지공간조성, 야외광장 테마공간을 조성해 고객에게 감동과 미래를 보여주는 그린마이스(Green MICE)의 앞선 서비스를 보여줄 계획이다.

엑스코가 성장을 위해선 해결과제도 적지 않다고 그는 지적했다. 마이스산업은 인적 경쟁력, 인프라, 고객 서비스가 중요한 3가지 요소다. 대구는 그동안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인적경쟁력과 서비스로 버텼다. 하지만 갈수록 치열해지는 세계 각국의 경쟁 속에 인적경쟁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도 주요 20개국(G20) 핵안보정상회담을 거친 후 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가 열렸는데 내년 세계에너지 총회는 거물급 경제인 5000명이 참석하고 2015년 세계물포럼은 2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대형 행사로 대구마이스 산업에 절체절명의 기회가 될 것입니다.”

그는 “마이스 인프라로 부족한 지하철 연결, 면세점, 쇼핑시설 충원 등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에서 영원히 뒤처질 수 있는 만큼 세계에너지총회와 세계물포럼을 계기로 이를 대폭 확충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