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패션업계의 키워드는 '할인 경쟁'과 '칩시크'로 나타났다. 또 최근 몇 년간 침체에 빠졌던 패션시장은 내년에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패션연구소는 27일 '2012년 패션 산업 10대 이슈와 2013년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유통업계는 판매 부진으로 반값 할인, 창고 대방출, 땡처리 등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벌였다. 패션업체들은 직원이나 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하던 패밀리세일을 일반 고객에게도 실시했다.

불황 여파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멋을 내는 '칩시크(Cheap Chic)'도 올해 업계의 이슈로 꼽혔다. 특히 소재나 패턴의 변화만으로 감각적이고 다양한 스타일을 만드는 '믹스 앤 매치'가 유행했다.

올해엔 '가치 소비'가 특히 눈길을 끌었다. SPA(제조유통 일괄의류) 브랜드에서 내의 등을 저렴하게 사고, 고가 브랜드에선 아우터를 구매하는 행태가 유행했다.

아웃도어 시장에선 중고등학생들의 특정 고가 브랜드에 대한 열풍이 수그러들었다. 신생 아웃도어 브랜드의 등장으로 경쟁이 격화된 가운데 부피가 줄고 도심에서 입어도 부담 없는 '어반 아웃도어룩'이 인기였다.

SPA 브랜드들도 불황 속에서 선전했다. 유니클로는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매년 60%를 웃도는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패션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두드러졌다. 이랜드는 올해 중국 내 6400여개 매장에서 2조100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SK네트웍스, LG패션, 제일모직 등도 중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속도를 냈다.

온라인 및 모바일 쇼핑시장 공략은 패션업계의 새로운 도전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품의 품질을 살펴본 뒤 구매는 인터넷 쇼핑에서 하는 쇼루밍(Show-rooming) 현상이 확산됐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3월 온라인몰 엘롯데를 열어 7개월 만에 매출 110억 원을 기록했다.

전체 모바일 쇼핑 이용자는 1000만 명을 넘어섰다. 거래액도 2년 만에 30배 가량 뛰었다. 에잇세컨즈는 국내 업계 최초로 모바일 쇼핑몰을 개설하기도 했다.

삼성패션연구소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온라인으로 정보를 나누고 오프라인 경험을 즐기고 모바일로 실시간 구매를 한다" 며 "유통업계간 경쟁과 동맹을 통해 내년 패션시장이 불황을 벗어나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을 큐레이팅하고 새로운 스토리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하나 기자 lh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