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를 맞아 중단됐던 미국 재정절벽 협상이 재개될 예정이다. 연내 타결 가능성을 두고 시각이 갈리는 만큼 주식 투자자들도 협상 여부에 따른 대비를 해야 할 시점이다.

미국 재정절벽 차단시한이 연말까지 5일 밖에 남지 않은 가운데 28일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연내 협상 타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2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은 재정절벽 타결을 위한 협상을 다시 시작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재정절벽 협상을 위해 크리스마스 휴가 일정을 단축하고 예상보다 일찍 워싱턴으로 복귀했고, 의회 역시 27일 개원할 예정이다.

일단 부자증세와 사회보장성 정부지출 축소에 대한 포괄적 합의안인 '빅딜'이 이뤄질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에 소규모 합의안인 '스몰딜'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에 앞서 상위 2%의 부유층에게만 세금 인상을 추진하고, 연소득 25만달러 미만인 가계에 대해서는 세금감면 혜택을 연장하자는 내용의 스몰딜을 제안한 바 있다.

공화당 소속인 허친슨 텍사스주 상원의원이 "연말까지 모든 안에 대해 합의할 가능성은 낮지만, 증세안만 다루는 부분적인 합의점에 도달할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스몰딜 타결 가능성에 대한 낙관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말까지 5일 정도 밖에 남지 않耐� 때문에 포괄적 합의 가능성은 낮아졌지만, 중산층 감세 부분은 연내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정절벽 문제 해결을 위한 협상을 이룰 경우 경기회복 기대감과 함께 증시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종수 NH농협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재정불안 해소는 금융시장 불안을 낮추고 경제심리를 호전시키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 동안 지연됐던 기업의 투자가 확대되고, 구인활동도 강화되는 등 지속적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일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절대적으로 부족한 협상 일수를 고려할 때 재정절벽 협상 타결이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이 경우 증시는 일시적으로 실망감을 반영해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창성 한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에 부분 혹은 완전한 협상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며 "이 경우 미국 증시의 예상보다 예민한 반응이 연말에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내년 1월 개장 시부터 '재정절벽 현실화'가 눈앞에 다가오기 때문에 협상이 불발될 경우 과민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김지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도 "연내 합의가 실패할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국내증시도 조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재정절벽 협상이 연내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고 해도 내년 초에는 타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증시 충격은 일시적인 것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김지현 애널리스트는 "연내 합의가 이뤄지지 않더라도 연초에는 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돼 일시적인 조정에 그칠 것"이라며 "정치적 불확실성 확대로 인해 내년 초 조정이 온다면 마지막 저가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상재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연내 미 재정절벽 협상이 이뤄지지 못할 경우 일시적으로 공포감이 확산될 수 있지만, 내년 1월에라도 합의해 소급 적용한다면 경기불안감이 해소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