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트러스톤자산운용 부사장(47·사진)은 “내년 1분기 경기 회복에 대한 지나친 기대가 실망감을 안겨줘 조정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며 “이때 저가 매수 기회를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내년 초 관심을 둘 만한 업종으로는 반도체, 제약, 음식료 등을 꼽았다.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올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 11.73%(26일 기준)로, 시장 수익률(8.55%)을 앞서면서 순자산 1000억원 이상 운용사 중에서 2위의 성적을 올렸다.

▷올해 선전 비결은.

“이익 성장성이 크고 저평가 종목 위주로 투자하다 보니 경기에 민감하지 않은 업종들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에스엠 SK하이닉스 등이 수익 개선에 기여했다.”

▷내년도 투자 전략은.

“올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올해 크게 축소했던 경기민감주 비중을 시장 중립 수준으로 일부 확대했다.”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이 큰데.

“조선, 화학, 원자재 관련주들이 중국의 경기 회복 기대로 단기 반등했지만 대세적인 상승 흐름은 아니라고 본다. 중국은 여전히 과잉 투자에 대한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상승 추세로 이어지기에는 한계가 있다.”

▷내년 증시 변수를 꼽는다면.

“연초에는 미국의 재정절벽과 경기 회복에 대한 지나친 기대감이 증시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 중국 증시는 내년 3분기까지 부양책에 기대어 상승하다가 4분기께 과잉 투자 후유증이 불거지면서 조정받을 수 있는데 한국 증시에도 여파가 예상된다. ”

▷내년 초 주도주는.

“반도체 업종이다. 글로벌 시장의 구조조정 수혜를 얻고, D램 업황 개선과 낸드플래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수혜 업종인 제약주 중 인수·합병(M&A)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이 가능한 회사를 골라 투자해볼 만하다. 음식료 업종도 곡물가 하락분이 반영돼 내년 1분기에 실적이 좋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어떻게 보나.

“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상승하면서 내년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판매량이 3억대를 크게 웃돌 것이다. 주당순이익(EPS)도 20% 가까이 늘 것으로 본다. 반도체 시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내년 중반까지는 상승세를 탈 것으로 예상한다.”

▷내년에도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일까.

“중국 소비가 구조적으로 성장하면서 수혜를 받는 업종과 글로벌 대형 기업에 원료, 부품 등을 납품하는 중소형주가 강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수출 비중이 높은 화장품, 엔터테인먼트, 게임, 헬스케어 종목이 여기에 해당된다.”

▷관심을 둘 만한 펀드를 추천한다면.

“국내 주식형펀드가 좋을 것으로 본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있지만 대외 변수에 따른 변동성도 클 수 있어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펀드가 장세 변화에 대응하기 수월하다. 내년 지수를 2250까지 내다볼 때 10%가량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지만 위험을 더 감내할 수 있다면 롱쇼트 전략을 활용한 절대수익 추구형 펀드를 선택하는 것도 괜찮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