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은 회사원이 36만명을 돌파했다. 회사원 100명 가운데 2.3명은 억대 연봉자인 셈이다. 근로소득 외에 이자·배당·사업·기타 소득을 더해 종합소득금액이 1억원을 넘는 사람의 숫자도 전년에 비해 14.3% 늘었다. 반면 작년 연간 총급여액이 1000만원 이하인 근로자 수도 2010년에 비해 2.8% 늘어난 30만4976명을 기록했다.

◆억대 연봉 30% 급증

국세청이 26일 발간한 ‘2012년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1년 소득을 기준으로 전체 연말정산 근로자 1554만명 가운데 총급여액(연봉)이 1억원을 넘은 회사원은 36만2000명에 달했다. 억대 연봉 근로자 수는 2009년 19만7000명에서 2010년 28만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9.3% 급증했다.

또 억대 연봉자들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이 전체 근로소득세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에 육박했다. 이 비중은 2008년 37.7%, 2009년 40.3%였고 2010년 44.0%를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46.8%로 치솟았다.

전체 근로소득자 가운데 억대 연봉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2009년 1.4%에서 2010년 1.8%에 이어 2.3%로 높아졌다. 신광동 국세청 통계기획팀장은 “지난해 경영실적이 좋은 주요 기업들이 연말 성과급 등을 많이 지급해 억대 연봉자 수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에 따르면 2011년 100인 이상 사업장 임금인상률은 2007년 이후 처음 5%대를 기록했다.

금융소득 등 종합소득금액이 1억원을 넘는 부자들도 꾸준히 늘고 있다. 2009년 13만5424명이었던 억대 종합소득자는 2010년 15만5189명으로 늘었고 작년에는 17만8081명으로 매해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종합소득세 신고자의 1인당 평균 소득금액은 2007년 2억6500만원에서 2010년 3억5400만원으로, 작년에는 3억7600만원으로 각각 늘었다.

반면 저소득 근로자의 숫자도 늘고 있다. 2010년 연봉 1000만원 이하의 근로자는 29만6514명이었는데 작년에는 30만4976명으로 늘었다. 연봉 2000만원 이하 근로자도 2010년 242만명에서 작년 255만명으로 증가했다. 소득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여성 경제활동 ‘약진’

여성의 활발한 사회활동은 세금 납부 기록으로도 확인됐다. 작년에 세금을 납부한 근로자 중 여성 근로자는 326만2000명으로 전체의 32.8%를 차지했다. 납세근로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7년 29.2%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부동산 분야에서도 여성들의 납세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전체 양도소득세 신고 건수는 58만3000건이었다. 이 중 여성이 신고한 건수는 22만6000건(38.8%)으로 2006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광동 팀장은 “종합부동산세 도입 이후 여성이 양도세 등을 납부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며 “여성들이 부동산 거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종합소득금액이 1억원을 넘는 여성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08년 종합소득 1억원이 넘는 여성 증가율은 4.8%에 그쳤다. 남성 증가율(8.8%)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9년 9.8%로 남성 증가율(5.7%)을 추월한데 이어 2010년 15.8%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16.8% 증가해 3만명을 넘어섰다.

◆연금저축 소득공제도 급증

연금저축에 대한 소득공제가 크게 증가했다는 것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지난해 연금저축 소득공제액은 5조4224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조2453억원(29.8%) 늘어났다. 대상자도 189만명에서 217만명으로 불어났다. 소득공제와 노후생활 대비를 위해 연금저축에 가입하는 사람이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소득공제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현금영수증 발급 규모도 증가하고 있다. 현금영수증 규모는 2010년 76조원에서 지난해 80조9000억원으로 증가했다. 발급 건수도 2010년 49억건에서 작년엔 51억8700만건으로 늘었다. 카드 사용에 대한 소득공제가 줄어들자 현금영수증 수요가 증가한데 따른 것이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