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변기가 두려운 계절이다. 특히 올해처럼 50년 만의 기록적인 한파 상황이라면 더욱 그렇다. 덕분에 비데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업체별로 지난해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30%씩 매출이 늘었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비데 시장은 지난해 기준으로 연간 100만대, 3000억원 시장으로 추정되고 있다. 비데를 제조 또는 판매하는 업체는 코웨이 교원L&C 등 30여개에 달하고 있다. 비데 판매량은 1990년대 첫선을 보인 이후 연평균 10%의 증가세를 보이다 최근 판매가 급증세를 타고 있다.

비데 판매가 급증하는 배경에는 날씨 탓도 있지만, 비데 자체가 갖고 있는 위생성과 편리성이 주요 이유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제조기업들이 음이온을 통한 탈취, 항균 필터, 자동 노즐 세척기능 등 소비자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데다 비데 자체가 한번 사용해 본 사람은 다시 찾을 수밖에 없는 편리성과 중독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인간의 항문 구조는 1000여개의 미세한 주름으로 이뤄져 있다. 휴지 사용만으로는 청결 유지에 한계가 있다. 아직까지 휴지를 사용하는 화장실 문화가 일반적인 우리나라의 경우 항문질환 발생률이 남자는 60%, 여자는 90%에 이른다는 통계다. 또 성인남녀 10명 가운데 3명은 치질이나 변비를 경험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대장항문질환 발병률이 높은 상황에서 항문 청결을 책임지는 비데에 관한 관심은 당연하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관련 업계는 소비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첨단 제품들을 잇따라 내놓으며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코웨이가 지난 6월 내놓은 ‘룰루숲속 살균비데’(모델명 BAS18)는 노즐과 도기뿐만 아니라 화장실 공간 내 퍼져 있는 세균까지 살균해주는 ‘3중 살균 케어 시스템’을 적용한 첨단 제품이다.

천연 살균물질인 테르펜을 공간에 분사해 대장균은 물론 살모넬라, 포도상구균 등 화장실 공간 내 각종 유해 세균을 99% 제거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노즐에도 사용 전후 살균수가 자동으로 분사돼 미세한 세균까지 살균해준다. 이 밖에 자동 물내림 기능과 세정시 자동으로 수압과 온수 온도를 낮추는 기능도 추가했다.

교원L&C의 ‘와우 비데’(KW-B01WQ)는 ‘이온 케어’와 ‘항균 시스템’으로 특화한 제품이다. 음이온을 발생시켜 유해 성분 중화 및 탈취 기능을 강화하고 방광염, 신우염 등을 일으키는 대장균을 98.8%, 식중독을 일으키는 황색포도상구균을 92.1% 제거한다는 게 회사 측 설명. 여기에 항균 세라믹 필터와 항균 트윈 노즐까지 더해 ‘3단계 항균 시스템’을 구축했다.

쿠쿠전자가 지난 1월 출시한 ‘쿠쿠 클린비스 비데’(CBT-1001DW)도 3단 클린 시스템을 적용했다. 노즐 사용 전·후 자동으로 노즐을 세척해주는 ‘노즐 자동 세척’ 기능과 20초 동안 노즐 전체를 꼼꼼히 세척해주는 ‘노즐 무브 세척’기능, 사용자가 원할 때마다 간편하고 깨끗하게 노즐을 청소할 수 있는 ‘노즐 간편 세척’ 기능을 갖추고 있다.


동양매직의 에스클린 비데(BID-S100A)는 스테인리스 노즐, 노즐 커버, 원형 회오리 세정장치로 구성된 스마트클린 3중 케어 시스템과 순간온수 기능을 갖추고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특히 한단계 뛰어난 항균필터로 고인물에 의해 발생하는 오염을 막는다.

대림바스의 ‘스마트렛’(DST-700)은 양변기와 비데의 기능을 하나로 결합한 프리미엄 일체형 비데다. 이 제품은 연간 약 10만7000ℓ의 물을 절약할 수 있는 대표적인 절수형 위생도기로 꼽히고 있다. 또 비데 사용에 있어 무엇보다 중요한 세균 감염으로 인한 항문질환 건강을 고려해 항균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뛰어난 수세능력을 가진 분사펌프 방식을 넣은 ‘제트 테크놀로지(ZZet Technology)’를 적용해 저수압에서도 완벽한 물 세정이 가능하다.

욕실전문 기업인 콜러노비타의 ‘BD-KA 533’은 세정수에 공기방울을 넣어 세정력을 강화하고 사용감은 부드럽게 유지시켜 주는 제품이다. 유스파의 리모컨형 비데(UB-6035RW)는 비데 본체와 분리된 LCD리모컨을 원하는 위치의 벽면에 거치대를 설치해 장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비데는 사후 관리에서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 구입 전에 전국적인 애프터서비스망이 있는지 체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