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절벽’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될 것이란 기대감에 랠리를 지속해온 뉴욕 증시의 분위기가 지난주 후반부터 180도 바뀌었다. 협상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러가면서 재정절벽 공포가 크리스마스 시즌을 짓누르는 클리프마스(cliff-mas)를 겪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어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크리스마스 전 협상 타결’이 사실상 불가능해진 만큼 이번주 뉴욕 증시는 극도의 변동성 장세를 연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은 지난 20일 이른바 ‘플랜 B’를 표결에 부치려던 계획을 무기한 연기했다. 공화당 내부의 지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플랜 B는 연소득 100만달러 미만 가구에 대한 감세혜택을 연장하는 게 골자다.

베이너 의장이 백악관과 협상을 타결짓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 마련한 대안으로, 이 안을 하원에서 통과시킨 뒤 오바마 대통령을 압박한다는 게 당초 전략이었다.

하지만 공화당 내 강경파들이 “어떤 세금 인상도 허용할 수 없다”며 플랜 B에 반대하면서 베이너 의장의 지도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

이에 재정절벽 협상이 연내에 타결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21일 다우존스지수는 120.88포인트(0.91%) 떨어졌다. 양측이 주말에도 진전된 내용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만큼 이번주에도 투자 분위기가 살아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뉴욕증시는 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일찍 문을 닫고 크리스마스에는 휴장한다. 26일부터 거래가 재개되지만 시장 참여자 대부분이 연말 휴가로 자리를 비워 거래량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