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린 마젤, 발레리 게르기예프, 파보 예르비, 마리스 얀손스, 미하일 플레트네프…. 올 한 해 한국을 찾아 클래식 팬들을 열광시킨 거장 지휘자들이다. 내년에도 명장들이 이끄는 16개 해외 교향악단이 한국을 찾는다. 주빈 메타와 이스라엘 필하모닉을 시작으로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와 런던 심포니, 리카르도 무티의 시카고 심포니, 로린 마젤이 지휘봉을 잡은 뮌헨 필하모닉, 샤를 뒤투아의 로열 필하모닉, 정명훈의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베를린 필하모닉 등이 잇따라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주빈 메타(76)와 이스라엘 필하모닉은 신년 갈라 콘서트로 2013년 오케스트라 공연의 문을 연다. 신년 음악회답게 요한 슈트라우스 2세의 폴카와 왈츠 등을 연주한다. 남성은 턱시도나 어두운 색 양복, 여성은 드레스나 화려한 원피스를 입고 가야 한다.

2월은 내년 공연 중 가장 관심을 끄는 리카르도 무티(71)와 시카고 심포니의 첫 내한공연이 있다. 시카고 심포니는 120년 역사와 62회의 그래미상 수상경력을 자랑하는 미국 최고의 오케스트라.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무티의 지난해 연봉은 220만달러(약 24억원)에 달했다. 무티가 2010년 9월부터 음악 총감독에 취임한 이후 기부금과 공연 입장권 수입이 꾸준히 늘어 올해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무티는 2004년 라 스칼라 필하모니 이후 9년 만의 내한 무대다. 스트라빈스키 ‘요정의 입맞춤’ 중 ‘디베르티멘토’, 부소니 투란도트 모음곡, 브람스 교향곡 2번, 베르디 ‘시칠리아의 저녁기도’ 서곡,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베토벤 교향곡 3번 ‘영웅’ 등 협연자 없이 이틀간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인다.

네덜란드 태생의 거장 베르나르트 하이팅크(83)는 런던심포니와 내한한다. 하이팅크가 한국을 찾는 것은 1977년 로열 콘세르트허바우와 함께한 이후 36년 만이다. 런던심포니는 지난 2월 발레리 게르기예프와 내한했었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17번(협연 마리아 주앙 피르스), 베토벤 교향곡 7번, 브루크너 교향곡 9번 등을 선보인다.

4월에는 로린 마젤(82) 지휘로 뮌헨 필하모닉이 한국을 찾는다. 베토벤 교향곡 4번과 7번을 들려준다. 핀란드 출신의 지휘자 유카 페카 사라스테(56)는 2010년부터 지휘하고 있는 독일 쾰른 방송교향악단과 처음 내한한다. 베토벤 교향곡 7번 등을 연주한다. 사이먼 래틀(57)이 이끄는 베를린 필하모닉도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내년 8월 루체른 페스티벌에서 공연하는 곡이자 래틀의 장기인 스트라빈스키 ‘봄의 제전’과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선사한다. 명장 쿠르트 잔데를링의 아들 미하엘 잔데를링은 드레스덴필을 이끌고 첫 내한공연을 펼친다. 바이올리니스트 율리아 피셔가 협연한다.

정명훈이 이끄는 라디오프랑스필하모닉은 6년 만에 한국을 찾아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등을 들려준다. 브레멘을 본거지로 파보 예르비가 감독을 맡은 도이체 캄머필은 12월 첫 한국 무대에 오른다. 예르비는 4년 연속 내한이다. 베토벤 교향곡 3, 5, 6, 7번을 연주한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