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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근혜 시대-당선인에게 바란다] "300만 다중채무자·자영업자 우선 관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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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전문가 릴레이 제언 (4) 윤창현 한국금융연구원장

    자영업자 5년 생존율 20% 불과…집값 20% 하락땐 은행 16조 추가손실
    朴 당선인 '3+7 처방'에 큰 기대…재정 투입·빚 탕감 신중해야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대선이 드디어 막을 내렸다. 이번 선거는 우리 역사상 최초의 여성 대통령과 부녀 대통령이 탄생하는 등 여러 가지 진기록을 세운 선거였다. 이제 잔치는 끝났고 수많은 공약에 대한 고지서가 날아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가계부채 문제다.

    현재 약 1000만가구, 약 1700만명이 부채를 보유하고 있다. 규모는 대략 930조원 정도다. 입이 떡 벌어지는 숫자다. 너무도 많은 사람이 너무도 많은 빚을 보유하고 있다. 들여다 볼수록 문제는 더욱 복잡하다.

    사실 부채 그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이자와 원금을 잘 갚으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나중에 소득이 발생하면 갚을 것을 전제로 지금 부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여 소비나 투자를 함으로써 최적의 의사결정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으로 의미있는 행위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갚을 능력에 달려 있다. 빚을 갚기 힘든 계층이 빚을 얻어 소비나 투자를 한 후 이 빚을 못 갚게 되면 자금을 제공한 쪽이 힘들어진다. 돈이 돌지 않고 묶이게 되면서 부작용은 경제 전반으로 퍼져나간다. 소위 취약계층에 제공된 빚이 문제가 있는 것인데 현재 이런 취약계층에 해당하는 그룹은 저소득층, 고령자,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그리고 소위 하우스푸어로 분류되는 그룹이다.

    우선 저소득층에 제공된 부채는 규모가 작은 편이다. 소득계층을 20%씩 구분하여 5계층으로 나누는 경우 상위 40%가 가계부채의 70%를 보유하고 있다. 1분위, 즉 소득이 가장 낮은 그룹이 부채의 5%를 보유하고 있다. 여유계층이 빚이 많은 것은 다행인 부분이다. 연령문제의 경우 빚을 가장 많이 보유한 연령층은 40대며 연체율도 40대가 다소 높은 편이라서 고령층 부채가 크게 문제가 되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에 비해 자영업자 부채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자영업자는 개인대출로 받는 부분과 중소기업대출의 두 갈래로 대출을 받고 있는데 대략 350여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주지하다시피 이 부분이 현재 우리 경제의 뇌관 중 하나다. 5년 생존율이 20% 정도밖에 안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아서 이 문제는 매우 복잡하다. 다중채무자의 경우 3건 이상 부채를 보유한 채무자는 약 300여만명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대출 건수가 많아질수록 부채 규모는 줄어들기 때문에 이들이 보유한 부채는 전체의 30% 정도에 해당한다는 점이다.

    가장 중요한 부문은 바로 주택담보대출이다. 대략 490만가구가 480조원 정도의 대출을 받은 상황인데 이른바 하우스푸어로 부르는 고위험 가구의 경우 그 기준이 명확하지는 않으나 금융연구원에서 소득과 자산을 고려하여 추산한 바에 따르면 이들의 숫자는 대략 10만가구고 이들에게 집행된 대출은 48조원 정도다. 만일 집값이 전국평균 20% 정도 하락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상정할 경우(1997년 외환위기 때 주택가격 평균은 약 13% 하락) 고위험 가구 수는 14만7000가구까지 증가하면서 이들 대출로 인해 발생하는 은행의 손실은 약 16조원 정도가 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는 은행의 자본금이 줄어들기는 하나 금융위기로 이어질 정도는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 해결이 매우 어려운 상황인데 다행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가계부채 해결책에 있어서 매우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박 당선인의 가계부채 대책은 ‘3+7 처방’으로 요약되는데 3개의 원칙과 7가지 과제로 구성돼 있다

    우선 세 가지 원칙은 첫째 자활의지가 있는 채무자에 대한 선별 지원 원칙, 둘째 금융회사 손실 분담의 원칙, 셋째 선제적 대응의 원칙이다. 또한 이를 위해 신용회복기금 잔여금액을 포함해 1조8700억원의 기금을 자본금으로 하여 채권을 발행, 최대 18조원 규모의 국민행복기금을 설립하고 이를 이용하여 다음의 일곱 가지 정책과제를 추진한다.

    첫째 서민들의 고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해 1인당 1000만원 한도 내에서 금리 20% 이상의 대출을 10%대 저금리 장기상환 은행대출로 전환해주는 프로그램을 한시적으로 운영한다. 둘째 금융채무불이행자들의 신용회복을 지원하기 위해 연체 채권을 ‘기금’에서 매입한 후 신청자들이 장기분할 상환을 하도록 하는데 일반인은 50%까지, 기초 수급자는 70%까지 상환부담을 낮춘다. 셋째 불법 추심으로부터 채무자를 보호한다. 넷째 연체는 없지만 총부채상환비율(DTI) 기준으로 어려운 차주를 선별하여 채무조정을 한다. 다섯째 신용평가사와 금융회사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되어 있는 현행 신용평가제도를 개선한다. 여섯째 개인 프리 워크아웃제도를 확대하여 혜택을 늘린다. 일곱째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에 따른 부담을 대폭 낮추면서 채무상환 능력에 따라 최대 원금의 50%까지 감면해주고, 장기분할상환제도를 적용한다.

    비교적 자세하게 방안이 마련된 것으로 보여서 향후 이를 근간으로 구체적인 안이 만들어지겠지만 이 과정에서 다음 사항에 유의해야 한다. 첫째 가계부채 문제는 ‘한방’에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므로 점진적 지속적으로 해결해 가야 하며 그럴수록 다양한 방안을 복합적으로 마련하여 추진해야 한다. 둘째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를 최소화시키기 위해 노력을 다해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50%와 70%로 되어 있는 탕감비율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셋째 문제 해결에 있어서 은행들이 주요한 파트너가 되어 지원도 하고 채무조정 등 다양한 역할을 해야 하는 바 현재 은행의 수익성과 건전성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임을 고려해야 한다. 규제를 강화할 부분은 강화하되 수익성과 건전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하여 금융산업정책차원에서 병행 추진해야 한다. 넷째 재정의 직접 투입도 매우 신중해야 한다. 선별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경우 혜택을 못 받게 되는 가계는 크게 반발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매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며 이런 관점에서 가계 부채 문제 해결은 민관합동으로 조심스럽게 풀어 나가야 한다.

    이상에서 제시된 방안이 구체적으로 잘 추진되어 우리 경제의 뇌관으로 부각된 가계부채 문제가 술술 잘 풀려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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