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비너스' 왜 못뜨나…디자인비용 못줘서 가압류
“아내 로렌에게 반만 완성된 요트를 남긴 채 죽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안다. 나는 그래도 작업을 계속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죽을 때가 됐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전기를 쓴 월터 아이작슨에게 요트의 설계도면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가 타계한 지 1년이 지난 올 10월 네덜란드에서는 ‘비너스(사진)’라는 이름의 이 요트가 공개됐다. 길이 78m에 단순하고 세련된 모습의 이 요트는 잡스가 디자인에 대한 열정을 마지막으로 불태운 일종의 유작이다. 그는 죽기 직전까지 디자인 수정 작업을 계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요트는 진수식이 열린 지 두 달이 지난 지금도 암스테르담 항구를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미국 언론들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잡스와 함께 요트를 디자인한 세계적 산업디자이너 필리프 스타르크가 네덜란드 법원에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스타르크는 유족들로부터 받아야 할 디자인 비용을 다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변호인은 900만유로를 받아야 하는데 600만유로밖에 받지 못해 가압류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