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전 충북 보은군 산외면사무소에는 털신 187켤레가 배달됐다. 한 독지가가 “노인들이 따뜻한 겨울을 나도록 전달해 달라”며 기탁한 선물이다.

선물을 보낸 독지가는 이 지역에 사는 80대 노인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그는 “별것도 아닌데 호들갑 떨지 않겠다”며 한사코 이름 밝히기를 꺼렸다고 한다.

구자영 산외면사무소 주무관은 “며칠 전 스스로를 ‘주민’이라고 밝힌 한 할아버지가 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80세 이상 노인에게 털신을 선물하고 싶은데 몇 명이나 되느냐’고 묻더니 오늘 털신을 가득 실은 화물차가 도착했다”고 설명했다.

구 주무관은 이어 “연락처라도 남겨 달라고 했지만, 그분께서는 ‘누구에게 알리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며 신분 노출을 꺼렸다”고 덧붙였다.

배상훈 면장은 “선행을 베풀고도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독지가의 따뜻한 마음이 연말을 훈훈하게 만들었다”며 “기탁자의 주문대로 털신을 관내 80세 이상 노인 187명에게 나눠주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