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부품 전문업체 청보산업이 캐나다 국적의 스팩맨에쿼티스그룹의 경영참여 요구를 거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영참여 기대로 주식을 매수한 개인투자자들의 경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스팩맨그룹은 지난 10월 청보산업의 주식 30만6529주(지분 5.07%)를 최초 단순 투자목적으로 매수했다. 이후 청보산업 주식을 추가로 취득해 총 보유 주식이 36만7586주(6.08%)로 증가했다.
특히 경영참여 의도를 분명히 하면서 시장이 움직였다. 실제 스팩맨그룹의 경영참여 공시 영향으로 주가는 2400원대에서 이달 중순 5700원까지 단숨에 수직상승했다.

하지만 지난 13일 스팩맨그룹은 13만5680주(2.24%)를 주당 3700원에 매도했다. 차익은 17억6300만원 정도로 추정된다. 청보산업 주가는 스팩맨그룹의 장내 매도 소식이 전해진 이후 3200원선으로 다시 주저앉았고, 전날에도 하한가로 밀려났다.

김재승 스팩맨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이사는 "이달초 청보산업과 만나 경영 참여와 관련된 제안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청보산업 쪽에서 거부했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스팩맨그룹이 이미 투자해 놓고 있는 한 외국계 자동차 부품 회사와 협력 등을 제안했지만 청보산업이 이에 대해 전혀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청보산업 관계자도 "스팩맨그룹이 경영 참여를 제안해온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스팩맨그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과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상황 등을 고려해 이러한 제안을 거절한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스팩맨그룹의 '먹튀' 가능성에 대해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스팩맨그룹이 청보산업의 지분을 여러 차례 매입한 뒤 직접 경영에 참여할 뜻을 밝히면서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김 이사는 "청보산업의 주식을 최초로 매입했을 때 주가수익비율(PER) 4배로 동종업체 평균(11~11.5배)보다 저평가 상태에 있었다"면서 "그런데 경영 참여를 선언한 이후 주가가 급등하면서 PER이 업계 평균과 비슷한 수준으로 뛰어 지분을 매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청보산업이 먼저 지분을 정리해 달라고 요구해 처분한 것일 뿐"이라며 "남은 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할지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고 했다.

스팩맨그룹은 2000년에 대표 이상급등주(株)로 꼽히는 리타워텍(2003년 상장폐지)을 인수한 뒤 100여일 만에 200배 이상 주가를 끌어올려 당시 주가 조작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던 최유신 회장이 이끌고 있는 곳이다.

한경닷컴 최유리 기자 now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