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0일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등 각국 정상으로부터 축하메시지를 받았다. 각국 정상들은 공식 성명과 외교사절이 전한 친서를 통해 축하와 함께 ‘글로벌 동반자’ 또는 ‘오랜 친구’로서 양국 간의 협력 증진을 강조했다. 독도와 위안부 등 과거사 문제가 걸려있는 일본은 “이웃국가로서 협력이 불가결하다”는 완화된 입장을 보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박 당선인의 선거 승리를 축하한다”며 “양국과 지역, 국제사회의 중요한 현안에서 한국의 새 정부와 긴밀하고 폭넓은 협조 관계를 더 향상시키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한·미 동맹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의 핵심 역할을 해왔으며 한국과 미국은 경제와 안보, 국민 간 유대 측면에서 글로벌 동반자 관계를 공유해왔다”고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이날 성 김 주한 미국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께서 축하 말씀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코네티컷주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국민과 함께 애도의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성 김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은 당선인을 뵙기를 무척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 주석도 장신썬 주한 중국 대사를 통해 박 당선인에게 축하메시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후 주석은 친서에서 “진심으로 축하드린다”며 “박 당선인은 유능한 정치가이자 중국의 오랜 친구”라고 말했다. 이어 “박 당선인은 중국 문화도 잘 알고 중국의 언어와 철학사상에 대한 연구도 깊다”며 “훌륭한 리더십 아래에서 한국은 더 좋은 발전을 이룰 것이며 무역, 행정, 문화 등에서 양국 간 관계가 한층 더 발전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박 당선인은 2008년 1월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을 때 후 주석을 만난 적이 있다.

오는 26일 일본 총리에 오르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유민주당 총재는 “일본과 한국은 다양한 가치관과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고 있으며 경제와 국민교류 등 양국의 유대는 아주 견고하다”고 말했다. 영토 및 과거사 문제와 관련, “현재의 동아시아 정세를 고려할 때 (한국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확보하면서 긴밀한 협력이 불가결한 이웃 국가”라고 강조했다. 지난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와 지난 16일 총선 선거운동 기간에 영토와 과거사, 위안부 문제 등에서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일본 언론들은 아베 총재가 공약한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명칭)의 날’ 중앙 정부 행사 승격 등을 행동에 옮길 경우 한·일 관계를 결정적으로 해치고 한국의 대일 강경자세를 불러올 것이라며 일본 정부의 신중한 대처를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성명을 내고 “러시아와 한국 간의 관계가 성공적으로 발전되길 기대한다”며 “박 당선인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더욱 더 협력을 증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베이징=김태완 도쿄=안재석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