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40억원의 메니피(사진)가 올해 최고의 씨수말에 등극했다.

혈통을 중시하는 경마에서 씨수말의 가치는 자마(子馬)의 상금에 따라 매겨진다. 올해 12월 넷째주까지 메니피의 자마들이 획득한 상금은 총 67억8700만원으로 역대 최고다. 그 뒤를 잇는 엑스플로잇의 자마 상금(39억1000만원)보다 70% 이상 많다. 연말까지 경주가 치러진다고 해도 뒤집기 힘든 격차여서 메니피가 최고의 씨수말을 뜻하는 리딩사이어(Leading Sire)에 오르는 것은 확정적이다.

메니피는 지난해 리딩사이어 순위에서 550만원 차이로 엑스플로잇에 1위를 양보해야 했지만 올해는 ‘최고의 아버지’ 자리에 올라섰다.

한국마사회가 최고 혈통의 경주마를 국내에서 생산하기 위해 2006년 40억원을 주고 미국에서 도입한 메니피는 2007년 교배를 시작했다. 미국의 전설적인 씨수말 스톰캣의 직계혈통인 메니피는 2010년 자마를 경주에 내보냈다.

올해 자마 110마리를 경주에 출전시켜 64마리가 124승을 거뒀다. 승률(1등으로 들어온 비율)이 17.5%, 복승률(2위 안에 들어온 비율)은 30%를 웃돈다. 경주에 출전한 자마 한 마리당 평균 상금은 6170만원에 이른다. 그중 경부대로는 올해 주요 경기에서 총 6억8900여만원의 상금을 타내며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메니피의 가치는 경매시장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인정받고 있다. 올 10월 KRA 제주경주마목장에서 열린 국내산 경주마 경매에서 2억6000만원의 역대 경매 최고가에 낙찰된 경주마도 메니피의 자마였다. 마사회는 메니피뿐만 아니라 최근 3년간 샤프휴머, 원쿨캣, 록하드텐 등 씨수말들을 도입해 혈통 좋은 씨암말들과 무료로 교배해 경주마 혈통 개량에 힘을 쏟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