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에 사는 주부 김금옥 씨(40). 주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김 씨는 이달 초 볼 일을 보러 창원시내에 나갔다가 전통시장인 ‘가음정시장’ 골목을 지나면서 깜짝 놀랐다. 크기와 색상이 제각각인 간판들이 난립해 어수선하던 시장 분위기가 1년여 만에 확 달라졌기 때문이다. 상점 판매대마다 상품 가격과 원산지 표시 팻말이 빼곡히 붙어 있는 것도 눈에 들어왔다. 골목을 제대로 지나는 것조차 힘들게 했던 들쭉날쭉한 판매대들도 사라졌다.

그는 “시장 내외부 간판이 말끔하게 정비돼 있는 등 시장 환경이 전반적으로 깔끔하고 쾌적하게 개선됐다”며 “전통시장이 많이 달라진 인상을 받았고 이후로는 대형마트 대신 다시 전통시장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인들이 온누리 상품권을 잘 받아주면서 쇼핑도 한결 수월해졌다”고 덧붙였다.

전통시장 발길을 끊었던 김씨가 치켜세울 정도로 이 전통시장이 눈에 띄게 달라진 것은 시장경영진흥원(원장 정석연) 주도의 ‘고객 사랑 시장 만들기’ 캠페인이 주효했다는 게 시장 안팎의 평가다. 김용준 가음정시장 상인회장은 “상인회를 중심으로 상인들이 똘똘 뭉쳐 고객들이 찾고 싶은 시장을 만들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며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캠페인에서 최우수시장으로 선정돼 최고상인 중소기업청장상을 수상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고객 사랑 시장 만들기’ 캠페인은 ‘고객이 자주 찾고 싶은 전통시장을 만든다’는 취지로 시장경영진흥원이 올 4월부터 8월까지 4개월간 처음으로 시작한 프로젝트다. △깨끗한 △친절한 △원산지 및 가격 표시를 잘하는 △온누리 상품권 사용이 편리한 △고객선을 지키는 시장 등 5대 실천과제를 정하고 전통시장별로 실천 정도를 평가했다. 올해 캠페인에는 전국 1500여개 전통시장 가운데 370여개 시장이 참여해 경합을 벌였고 시경원은 이 평가를 토대로 지난 10월 열린 ‘2012년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최우수시장 10곳, 우수시장 30곳, 모범시장 10곳 등 총 50곳을 선정, 포상했다.

정석연 시경원 원장은 “캠페인을 통해 상인들이 스스로 전통시장의 전반적인 환경을 개선하도록 돕는 1차 목표는 달성했다”며 “더 많은 시장과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시장 모두가 ‘장 볼 맛 나는’ 장터가 될 수 있게 캠페인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한경·중기청 공동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