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광유리는 내년에 실적 턴어라운드로 주목받을 수 있는 대표적 종목이다. 지난 2년간 공장 이전 작업으로 실적이 악화됐지만, 외형과 이익 증가폭이 크게 확대될 시점이 다가왔다. 삼광유리의 내년 매출은 올해보다 11.7% 증가한 3187억원, 영업이익은 두 배 늘어난 288억원으로 전망한다. 본격화하는 중국 사업과 부쩍 커진 지분법이익도 관심을 끈다.


○큰 폭의 턴어라운드 ‘예약’

삼광유리의 가장 큰 매력은 턴어라운드 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증설을 위해 공장을 이전한 시기에는 생산 공백과 고정비 증가 등으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이전이 완료된 내년 이후에는 생산능력 증대로 실적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삼광유리의 영업이익률은 유리밀폐용기인 글라스락 실적이 증가하기 시작한 2009년에 11% 이상을 기록하는 등 높은 수익성을 나타냈다. 그러나 작년 글라스락 공장 이전으로 수익성이 약화됐다. 올해에도 백색병 공장 이전에 따른 적자 폭 확대로 수익성 감소가 2년째 계속됐다. 지난해와 올해 영업이익률은 4% 중후반까지 떨어졌다.

공장 이전이 완료된 지난 9월부터는 상황이 달라졌다. 증설 효과가 가시화되는 내년 이후에는 외형 성장이 본격적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삼광유리의 하루 생산량은 공장 이전 전에 인천공장 생산능력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증설 효과가 이미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이 효과로 내년 글라스락 부문 매출은 올해보다 27% 증가한 1324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

유리산업은 전력요금 등 고정비 비중이 매우 높다. 삼광유리의 원가구조도 그렇다. 이 회사 고정비가 전체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증설로 인한 외형 확대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면서 비용을 줄이고 수익성을 높이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2년간 단계적인 공장 이전으로 인천공장과 논산공장을 동시에 가동해야 했지만, 이제는 인천공장의 가동을 멈췄다. 이에 따른 고정비 감소도 예상된다. 공장 이전으로 향후 7년간 세금이 감면되는 점도 순이익 증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중국 진출 효과 가시화

삼광유리의 주력 제품인 글라스락이 중국 시장에서 높은 침투율을 보이고 있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 회사는 중국 내수시장 성장세와 브랜드 인지도에 비해 중국 시장 진출이 다소 늦었다는 평가가 많다. 계열사인 OCI와 그 자회사들의 고속 성장으로 본업에 대한 집중도가 떨어졌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년 중국 시장 진출 이후 큰 폭의 성장세를 이어오고 있다. 글라스락 생산능력을 확대한 것도 중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 마케팅을 위한 포석이다. 글라스락은 2010년 중국 시장에서 50억원, 지난해 150억원, 올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매년 매출이 100억원씩 늘어났다. 이런 속도를 감안하면 내년에도 350억원 이상의 글라스락이 중국에서 팔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에서 고소득층이 늘어나는 속도와 유해환경에 대한 관심도를 감안할 때 글라스락 판매 증가세는 지속되거나, 탄력을 더할 가능성이 높다. 중국 고소득층의 구매 성격 및 추이도 한국을 포함한 선진국의 구매 패턴과 비슷해지고 있다. 따라서 중국 수출은 몇 년 안에 국내 매출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시장의 판로 확대도 기대된다. 매년 150억원씩 팔리고 있는 미국 시장은 예상만큼 빨리 성장하고 있지는 않다. 그러나 월마트에 글라스락 판매가 본격화하면 200억원 정도의 매출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동남아시아 시장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 중국을 포함한 중화권 국가와 동남아시아는 최근 유해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유리밀폐용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규모 지분법 이익도 유입

삼광유리는 군장에너지 등 우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대규모 지분법 이익을 누리고 있다. 지난해 자회사로부터 212억원의 지분법 이익이 유입됐다. 올해도 200억원 이상은 들어올 것으로 전망된다. 군장에너지는 이익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이 같은 대규모 지분법 이익은 앞으로도 계속 발생할 것이다. 군장에너지는 군산산업단지에서 증기를 생산, 공급하고 여기서 생산된 전력을 전력거래소에 판매하는 업체다. 이 회사는 2009년 202억원, 2010년 350억원, 작년 403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큰 폭의 이익 증가세를 이어오고 있다.

삼광유리는 군장에너지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삼광유리가 최대주주인 이테크건설이 군장에너지의 47%를 보유한 최대주주여서 실질 지배력은 삼광유리가 갖고 있다. 이테크건설을 통한 이익까지 합산하면 군장에너지 이익의 40%가량이 삼광유리의 지분법 이익으로 유입된다.

향후 2~3년 안에 태양광 시장이 활짝 열리면 자회사들의 실적이 한꺼번에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의 자회사들이 태양광 분야 계열사인 OCI와 밀접한 영업관계를 맺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글라스락의 판매 확대에 자회사 실적 증가까지 더해져 삼광유리의 기업가치는 한 단계 ‘레벨업’ 될 수 있다. 다만 지금은 OCI가 투자규모를 줄이고 있어 이테크건설, 쿼츠테크로부터의 지분법 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갑호 <교보증권 연구위원 kh1022@iprovest.com>